카미노 데 산티아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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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DAY | 마드리드 > 팜플로나 > 생장피드포르
2019.3.20.(수), 맑음한국을 떠나온 지 삼 일째, 마드리드에서 적응 기간으로 하루를 보내고 팜플로나Pamplona를 거쳐 생장피드포르Saint-Jean-Pied-de-Port에 도착했다. 버스 차창 밖으로 펼쳐진 평원과 구릉지, 끝없이 이어지는 지평선을 보고 스페인의 드넓은 대지에 비로소 와 있다는 게 실감 났다. 벨로라도Belorado 부근에서 순례자를 처음으로 목격했다. 보슬비가 내리는데, 걸음걸이에 힘이 빠진 듯 보여 앞으로의 여정이 쉽지 않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의 모습도 저럴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마음속 응원을 했다. 팜플로나 터미널에서 네 번째 순례에 나선다는 LA 교민 남성(74세)과 서울에서 혼자 온 전업주부 윤○미 씨를 만났다. 만리타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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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면서
2019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다. 종교적인 의미나 나를 찾아서라는 고상한 뜻은 없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걷기 코스여서 우리도(친구 넷) 한번 걸어보고 싶었다. 계획을 세우다가 욕심이 생겨 스페인 몇 도시와 포르투갈, 모로코 사하라 사막까지 추가해 여행했다. 여정은 57일 소요됐다. 우리는 영어 문맹자와 다름없었다. 그래서 순례길을 제외한 숙소와 항공권은 모두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직접 예약했다. 현장 소통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예약 내용을 모두 출력해 가져갔다. 나머지는 스마트폰의 구글 번역기 하나만 믿고 맨땅에 헤딩했다. 다행스럽다면 일행 중 한 명이 순례길을 한 번 완주한 경험이 있어 도움이 됐다. 57일간 비용은 1인당 450만 원 정도 들었다.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만 같은 행복한 여..
2024.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