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466 경산 성암산 산행 친구가 "성암산 산행하러 가는 중"이라는 문자메시지가 왔다. 마침 할 일 없는데 친구 연락이 반갑기 그지없다. 성암산은 조금 과장하면 집에서 발을 뻗으면 닿는 거리다. 잠시 기다리게 하고는 부랴부랴 달려갔다. 친구는 젊은 시절 전문 산악 활동을 했지만, 지금은 건강이 여의치 않아 하지 않는다. 오늘, 짧은 코스지만 산행한다니 너무 반갑다. 덕분에 나도 산에 들 수 있었으니 기뻤다.성암산(聖岩山, 469m)은 경산 서쪽에 있는 나지막한 산으로, 시민들로부터 체육공원으로 사랑받는다. 운동하려는 분들은 보통 등산로 입구에서 체육시설 ~정상을 왕복하지만, 우리는 입구에서 수정사 ~성암사 ~범굴 ~능선 ~정상 ~체육시설 ~등산로 입구로 원점 회귀했다. 약 2.6km 길지 않은 코스지만, 오르막이어서 무리하지 않으.. 2026. 11. 2. 구름 따라 역사는 흐른다 * 작품명: 구름 따라 역사는 흐른다.* 작가명: 정찬국 조각가.* 작품설명* 소재지: 백제문화단지 롯데아울렛 앞* 메모: '구름 따라 역사는 흐른다'. 조형물 이름 치고 의미심장하다. 백제문화단지여서 문학적이거나, 역사적이거나 철학적인 것 같다. 작품 앞에 조각가의 설명문을 여러번 읽었다. 현대(구름, 산)와 미래(아이들)의 이미지는 나름대로 이해하겠는데, 역사(춤추는 백제(?) 여인)를 상징한 선율이란 무엇일까? 선율은 음의 흐름이다. 여기에 역사를 대입하면 백제 전통 음악을 먈하려는 것이 아닐까? 백제 음악 하면 '정읍사'다. 백제시대 만들어져 악학궤범에 기록된 오직 하나밖에 없는 백제 가요다. 정찬국 작가가 의미하려는 선율이 정읍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전히 조형물을 보고 느낀 개인적 .. 2026. 10. 31. 땜방 식물도감에서 가급적 매일 티스토리를 한 건씩 올린다. 어림도 없는 글이지만, 소일에도 좋고 치매 예방도 된다니 될 수 있는 대로 그러려고 노력한다. 이야깃거리가 없는 날에 이용하려고, 오다가다 하면서 꽃나무 사진을 찍어 둔다. 하필이면 꽃나무인 이유는 가장 흔하게 눈에 띄고, 아름다워서다. 사진들은 갤러리에 만들어 놓은 앨범에 묵히고 있다. 며칠 내 써먹지 않으면 묻혀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행히(?) 오늘은 올릴 이야깃거리가 없어 사진을 몇 장 꺼내 목표를 채운다. (2026.10.30.)블루세이지는 여러해살이 허브 식물로, 파란색 또는 보라색 꽃이 수직으로 길게 핀다. 보통 초여름부터 서리 내릴 때까지 오랫동안 꽃을 피운다. (대구 수성구 거리에서)금목서는 중국이 원산인 물푸레나뭇과 상록활엽관목(늘 푸른 넓.. 2026. 10. 30. 연못의 물고기를 보고 학교 연못에 네 종류의 물고기가 산다. 손바닥 정도 길이의 황금색 비단잉어 2마리와 삼색 계열 비단잉어 2마리, 손가락 정도 길이의 붉은색 계열의 금붕어 12마리, 금붕어보다 작은 이름을 알 수 없는 시커먼 색 물고기 수십 마리다. 지난 여름에 학교 측에서 물만 있는 맹숭맹숭한 연못에 얘들을 넣었다. 그러자 죽어 있던 연못이 살아났다. 갑자기 쉼 없이 술래잡기하듯 쫓아다니는 활기찬 아이들로 연못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을 것 같다.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가 너무나 완연하다. 매일 연못에 인사하는 나도 덩달아 즐겁고 행복하다. 이런 걸 행복 바이러스라고 하나 보다.얘들이 오기 전에는 소금쟁이가 연못을 지배했다. 지금은 열 마리 이내로 마치 없는 듯하다. 혹시 얘들이 잡아먹은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한 달 전.. 2026. 10. 29. 커피 맛도 모르면서 1.며칠 전 가끔 가는 커피집에서다. 우연히 "품질이 좋고 리필이 된다"라는 종업원 말에 팔천 원짜리 커피를 마셨다. 첫 커피는 케냐산이었고, 리필은 코스타리카산이었다. 커피를 내 줄 때 커피 명함이 함께 나왔는데 거기에 소개된 맛의 특징은 그다지 알 수 없었지만, 산뜻하고 순한 맛이긴 했다. 고품질의 맛을 모르는 것은 나의 둔감한 미각 탓이리라. 좀 우습지만, 커피 맛도 모르면서 첫 잔의 케냐산과 리필용 작은 잔의 코스타리카산 중에서 실제로 어느 종류가 더 낫는지 그것이 궁금했다.2.물과 곡차 외에는 거의 마시지 않으면서 유일하게 먹는 음료가 커피다. 근년 들어 체질이 변하는 모양인지 커피를 마시면 잠이 안 온다. 어제도 저녁 먹고 마신 아메리카노 때문에 꼬박 밤을 새웠다. 억지로라도 자려고 눈을 감았.. 2026. 10. 28. 파초를 보고 ○○초등학교 현관 좌우에 키가 큰 파초가 각 두 그루씩 서 있다. 나무 아래에는 씨가 떨어져 생겼을 어린 종자가 옹기종기하게 자라나고 있다. 왼쪽 파초 앞에는 목련이 키재기를 하고 있어, 보는 위치에 따라 가려지기도 한다. 오른쪽 파초는 보기 드문 커다란 열매 하나를 달고, 왼쪽 파초는 이제 열매를 맺으려고 옥수수처럼 살포시 얼굴을 내밀었다.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내는 파초(芭蕉)는 여러해살이풀로 겉모습이 바나나와 매우 닮았다. 중국이 원산지로 우리나라에는 통일신라시대 이전에 유입됐다. 최치원 선생 글에서 파초의 흔적이 나온다고 한다. 파초는 관상용 화초로 매우 귀하게 여겨지기도 했지만, 중국의 당나라 초서의 대가 회소 스님이 암자 주변에 일만 그루의 파초를 심고, 그 넓은 잎에 글씨 연습을 해 서예가로 대.. 2026. 10. 27. 스구 식탁 범어점 샤부샤부 뷔페에선 항상 양이 넘쳤고, 샤부샤부는 번거로워, 두 식당은 잘 가지 않는 편이다. 오늘은 친구와 1인 매장이라는 범어점에서 샤부샤부를 먹었다. 앉은 좌석에서 일어서지 않고 편안하게 먹었다. 자리가 조금 협소한 듯했으나, 막상 먹어보니 딱 맞는 크기였다. 상호가 낯선 은 스탠드바 형식의 식당이었다. 'ㄷ' 자형 스탠드 앞에 의자를 늘어놓고 칸을 지어 1구 빌트인 인덕션을 하나씩 설치해 놓았다. 좌석에서 주문하면, 바텐더 격인 종업원이 음식 재료를 접시에 담아 가져다준다. 인덕션 레인지 불을 올려 직접 끓여 먹으면 그만이다. 그래서 식당 이름을 스구 식탁으로 했나 보다. 일본어 스구(すぐ)가 '곧'을 뜻하니, 시간이나 거리 등의 간격 없이 식탁에서 바로 먹을 수 있음을 의미하겠다. 소고기 상추쌈 샤부샤부.. 2026. 10. 26. 야르, 샤갈 ◇ TBC 방송에서 고등학생들이 벌이는 삼국유사 퀴즈 결선을 시청했다. 화면 중에 응원 학생이 들고 있는 종이 슬로건에 '야르하게 치킨 받아요'라는 글귀를 발견했다. 응원 문구인 모양인데, 야르가 뭐지? ◇ 수목원에 산책하러 갔다가 '아보하'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봤다. 작은 글씨로 '아주 보통의 하루'라고 써 놓아 이해했다. 한가한 시간에 야르 등 신종 용어 몇 가지를 훑어봤다. 우습고, 기발하고, 재밌고, 신기했다. 하지만, 발음하기 쉽지 않은 억지 단어도 있다. 대부분 끼리끼리 사용하는 말 같다. 오늘 세종대왕님이 환생한다면 놀라시겠다.군싹: 군침이 싹 도네.느좋: 느낌 좋다.마상: 마음의 상처.만반잘부: 만나서 반가워 잘 부탁해.무지컬: 뇌지컬도 피지컬도 없다. 생각도 힘도 없다는 의미.밥플릭스: .. 2026. 10. 24. 융깡찌에의 우육탕면과 탄탄면 온종일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집사람이 저녁에 짬뽕이 먹고 싶다기에 몇 달 전 블로그를 보면서 대만 음식점을 메모해 둔 것이 기억났다. 반월당역에서 중앙통 쪽으로 백여 미터쯤에 있는 에 갔다. 상호가 낯설었다.불을 밝힌 자그마한 식당은 여느 중국집과 조금 달라 보였다. 간판에 태극기와 청천백일만지홍기가 나란히 그려져 있고, 永康街(영강가) 상호 아래 중국어 발음 '융깡찌에'가 한글로 쓰여 있다. 여백의 한자는 메뉴였다. 모서리 기둥에 낯선 빨간색 사각 명판이 세 개 붙어있었다. 2024~2026년 3년간 획득한 미쉐린 셀렉트 인증 마크였다. 스타나 빕 구르망은 아니지만, 맛과 품질로 선정된 공식 명판이다. 알고 보니 부산 광안리 본점에서 낸 대구 직영점이었다. 미쉐린 하면 대단한 시설을 갖춰야 하는 줄 .. 2026. 10. 23. 손기정 기증 청동 투구(보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손기정 선생이 기증한 청동 투구를 만났다. 현장 설명서를 읽고 그의 업적에 감동했다. (2026.8.28.)* 그리스, 기원전 6세기, 청동 * 1994년 손기정 기증, 보물 옛 904호* 기증관을 찾는 많은 관람객들이 손기정 선생이 기증한 투구를 바라보며 선생을 기억합니다. 선생이 망국의 설움을 딛고 힘차게 내달려 이룩한 올림픽 마라톤 우승의 순간을 떠올립니다. 당시 부상으로 받지 못한 투구는 50년만에 선생의 품으로 돌아왔고 다시 선생의 뜻에 따라 국민의 품에 안겼습니다. 이 모든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선생이 기증한 투구에 들어 있습니다. 투구와 관련된 기억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새로운 기억이 되었습니다.이 청동 투구는 2,600여 년 전 그리스에서 제작되었습니.. 2026. 10. 22. 나무를 보고 수백 년의 연륜을 새기고 우뚝 서 있는 거목을 마주 볼 때, 우리는 아물아물한 옛날을 바로 눈앞에 보게 된다. 고목은 인간의 영욕(榮辱)을 지켜본 역사의 증인일 뿐 아니라, 몸소 풍운과 상설(霜雪)을 겪은 백전노장이기도 하다. 나무는 말이 없지만 고목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는 끝없는 상념이 떠오른다. * 김태길 수필 중에서나무는 주어진 분수에 만족할 줄을 안다. 나무로 태어난 것을 탓하지 아니하고, 왜 여기 놓이고 저기 놓이지 않았는가를 말하지 아니한다. 등성이에 서면 햇살이 따사로울까. 새로운 자리를 엿보는 일도 없다. 물과 흙과 태양의 아들로, 물과 흙과 태양이 주는 대로 받고, 득박(得薄)과 불만족을 말하지 아니한다. 이웃 친구의 처지에 눈떠 보는 일도 없다. 소나무는 소나무대로 스스로 족하고,.. 2026. 10. 21. 백마강 황포돛배, 고란사, 낙화암 궁남지 인근 '사비향'에서 점심(연잎밥 정식)을 먹고, 구드래 나루터로 향했다. 구드래는 고대어로 대왕을 뜻하기도 하고, 옛날 일본에서 백제를 부르던 명칭인 구다라(큰 나라)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선착장에 줄 선 행렬이 꽤 길었다. 가까이에서 본 강물은 누렇고, 누치가 양어장처럼 우글거렸다. 황포돛배로 불리는 유람선은 한 배에 여든 명을 싣고 오고 갔다. 구드래에서 십여 분 만에 고란사 선착장에 도착했다. 승객들을 내려놓고, 고란사와 낙화암에 다녀온 사람들을 싣고 다시 구드래로 떠났다.뱃삯을 이미 냈지만, 고란사 선착장에서 고란사와 낙화암에 가려면 입장권을 사야 한다. 경로는 신분증으로 대신할 수 있었다. 고란사는 100m쯤 되고, 낙화암은 15분쯤 걸어야 한다. 낙화암으로 먼저 향했다. 빨리 걸으니 .. 2026. 10. 20. 이전 1 2 3 4 ··· 1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