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1. 07:48ㆍ입맛
치과 검진을 받으러 갔다. 점심시간에 걸려 인근 분식점에 들렀다. 수많은 메뉴를 살피다가 콩국수에 눈이 멈추었다. 먹을까 말까 하다가 용기 내 주문했다. 유난히 뜨거운 올여름, 제철 음식인 콩국수를 한 번도 먹지 않았다. 지난봄, 콩물을 먹고 장염으로 혼이 난 적이 있기에 지레 겁이 났다.
○마트의 두붓집에서 콩물을 패트병에 넣어 팔고 있었다. 크고 작은 것 중에 500ml 작은 것을 한 병 샀다. 그날이 금요일이어서 넷플릭스 심야 영화를 시청하며 콩물을 마셨다. 너무나 고소해 한 모금만 더 하면서 다 마셔 버렸다. 맛이 고소하고 영화가 재밌어 새벽녘이 돼서야 잠들었다. 그런데 깨고부터 나흘 동안 매일 병원에 가지 않으면 안 됐다. -솔직히 다 말할 수 없지만- 흰죽을 쑤어 먹으며 완전히 녹초가 됐다. 그 이후 여름내 국숫집에 가면 콩물이 두려워 콩국수를 먹지 않았다.
그런 일이 있고 댓 달이 지났다. 세월이 약인지 콩국수를 오늘 먹었다. <참 좋은 김밥 천국>, 분식집이었지만 콩물이 진하고 얼음을 띄워 시원했다. 고명으로 반숙 달걀 반 개, 오이채를 얹었다. 고소한 맛도 살리고 먹음직스레 보이려고 깨도 듬뿍 뿌렸다. 콩국수는 콩물이 육수다. 좋은 콩을 즉석에서 갈아 사용하면 더욱 신선하다. 국수니 만큼 면발도 적당한 질감과 탄력이 있어야 좋다. 거기다 밑반찬으로 고추, 마늘, 된장이 어우러지면 입맛을 더한다.
메뉴판 조리 수가 70가지인 분식집에서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실망도 크다. 진하고 시원한 맛이면 돈값은 한 거다. 그나저나 이튿날 장염 소식이 없어야 할 텐데, 지금 컨디션이 좋다. (202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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