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십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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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고기 맛집, 이화정
친구 여덟이 만나 점심을 먹었다. 空超가 인근에 자주 들렀던 맛있는 생고기 집이 있다면서 가자고 했다. 반주를 곁들여 어지간했는데 또 생고기 집에 가면 낮술에 취할 수 있어 사양했다. 그런데도 가볼 만한 맛이라며 모두를 일으켜 세웠다. 가까운 곳에 간판이 바래고 허름해 보이는 식당이었다. 손님이 없어 한가해하던 여사장님이 일행이 들어서자 반색하며 맞아준다."아지매, 생고기 두 개 주소, 소주하고" 공초도 반갑게 화답하자, 여사장님이 "오늘 생고기 조옷심더, 소주는 멀로 예?"하며 호호 웃는다. "'참'이요" 한마디 거들었다. 생고기가 나왔다. 선홍빛인가? 흰 접시에 담겨 반들반들 윤이 나는 검붉은 고기가 장미 꽃잎 같다. 水岩이 접시 끝을 손으로 잡아 접시째 세워 들었다. 생고기가 찰싹 들어붙어 밑으로 ..
2024.11.28 -
벙글벙글 식당의 삼변이동
카톡 소리에 단체톡을 열어보았다. 오늘 점심을 동인동 에서 한다는 유사의 연락이다. 반가운 소식이다. 점심 장소가 삼십 대부터 다녔던 식당이라니. 맛있는 찜갈비보다 소리 없이 웃는 장영숙 사장 얼굴이 떠올랐다. 몇 달 만에 가게 돼 갑자기 보고 싶은 생각이 먼저 났다. 장 사장은 그동안 스타 뺨칠 정도로 신문, 방송, 잡지 등에 셀 수 없이 소개됐다. 홀에 붙어 있는 방송 포스터에서도 그 관록이 묻어났다. 찜갈비 골목에서 초기부터 영업했으니 이곳의 터줏대감 격이다. 내가 알기로는 찜갈비는 70~80년에는 값비싼 고급으로 쳤다. 사 먹기가 쉽지 않았다. 지금은 대중 음식으로 대구 십미(十味, 열 가지 대표 음식)의 하나로 선정됐다.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으니 세상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마늘과 고춧가..
2024.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