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남매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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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지 한 바퀴
오전에 친구가 찾아와 점심을 먹자고 했다. 시간이 안 돼 가까운 남매지를 한 바퀴 돌았다. 푸른 호수 위로 터진 드넓은 하늘, 수면을 덮었던 수생식물이 걷혀 시원한 전경이었다. 시야가 트인 남쪽에는 팔공산 능선이 연무에 가려 아스라하다. 가득 차 있는 물색이 마치 녹조가 낄 것처럼 보였다. 물고기들이 수면 위로 뛰어올라 파문을 일으켰다. 한적한 풍경, 한가한 사람이 어울려 세월을 때운다. 오후에 치과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더니 점심을 먹은 후 친구가 병원까지 태워다주었다. (with: 호야)
2023.05.16 -
남매지에도 가마우지가 산다
온종일 부슬부슬 겨울비가 내렸다. TV만 보다가 바람을 쐴 겸 경산 시장에 갔다. 비가 오지만, 장 보러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시장의 반은 지붕이 덮여있었고 반은 없었다. 지붕 없는 쪽이 더욱 붐볐다. 상가 건물 위로 유료주차장이 있었는데 실비였다. 시장을 돌아다니다 분식집에서 입을 다시고, 세밑가지라 강정을 샀다. 먹을 사람이 없는데도 몇 종류 더 담았다. 남매지로 갔다. 처음 이사 와 꼬박 일 년 동안 새벽 나들이한 뜻깊은 곳이다. 남매지 사시사철이 눈에 선했다. 그동안 주변이 예쁘게 정비되었다. 예전에 없던 가마우지 떼가 시든 연꽃 뒤 모래톱 위에 앉아 있었다. 가창댐에서 수성못으로 이제는 남매지까지 점령한 모양이다. 가마우지 서식지의 나무가 새똥 때문에 하얗게 말라 죽는 것을 본 적 있다. 신기..
2023.01.15 -
남매지에는 쉼표가 있다
경산 시민 사랑을 받는 남매지. 호수 둘레가 2.4km에 이른다. 수변을 따라 탄성 포장과 합성 목재 데크가 설치돼 비오는 날도 걷기가 그만이다. 연꽃 식물원이 조성된 후 수생 식물이 늘어나 수면의 반을 덮는다.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수면이 좁아지고 거칠어 보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널따란 호수에 비친 드넓은 하늘 그림자는 보는 이의 마음을 신비롭게 만든다. 경산에 온지 열세 해째. 삼 년만 있으려고 했는데 여태 머무는 것은 남매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가끔 하던 일을 멈추고 찾아가 잠깐씩 쉬기도 한다. 요즘은 SNS의 효과로 특히 여름에는 곳곳에서 모여드는 명소가 되고 있다.
2022.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