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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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구름이라고 하는
무릇 구름이라고 하는 것은 뭉게뭉게 한없이 피어 오르기도 하고 급히 날아가다가 휘어 들기도 하며 아주 엷고 가늘어 흐느적거리기도 하여 산에도 길게 얽매여 있지 않고 하늘에도 머물러 있지 않아 동서남북 가는 곳마다 구속될 게 없다. 그러면서도 경각의 사이에 변화가 무상하여 사람으로서는 측량할 수 없는 게 구름이다. 느릿느릿 퍼지는 구름은 군자의 거동 같고 거두어 들이 듯 모여드는 구름은 지사(志士)의 취미와도 같은 것이다. 한창 가뭄이 들 때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은 인(仁)이라 하겠고, 오기는 왔지만 길게 머물러 있지 않으며 갈 때에도 미련도 없이 가니 이 또한 통달(通達)이 아닌가. 그리고 구름이 푸르거나, 누르거나, 붉거나, 검은 것은 모두 구름의 정색(正色)이 아니다. 오직 흰빛이 구름의 상(常)인 ..
2023.12.11 -
때 묻은 양털 봄이불
* 도인은 마음 공부를 즐기나 범부는 형태를 좋아한다. 눈에 보여야 생각이 겨우 미친다. 모처럼 하늘답다. 새파랗고 구름도 뭉실뭉실 한가롭다. 범부는 구름을 두고 상상한다. 곰 같다거나 토끼 같다거니 용이라며 맘대로 그린다. 아무튼 오늘 구름은 “때 묻은 양털 봄이불” 같다고나 할까. 봄이란 말의 어감은 여성적이고 신비로운 매력을 머금은 말이다. 봄아지랑이, 봄비, 봄나비, 봄나물, 봄밤, 봄하늘, 봄바다, 봄바람, 봄동산, 봄나들이, 봄노래, 봄잔치, 봄놀이, 봄처녀, 봄맞이 등 "봄"이 붙은 말엔 봄의 향기와 더불어 새롭고 신선한 맛이 감돈다. (양명문의 '봄의 축제' 중에서) 봄, 봄. 봄이 왔다.
2023.03.15 -
[우리말] 구름의 종류
하늘 도화지가 너무 커서 바람은 왼쪽에 이 구름, 오른쪽엔 저 구름*을 그렸다. 낙서를 한 것 같기도 하고, 붓 터치를 한 것 같기도 한데, 조금씩 변하는 걸 보니 아무래도 낙서는 아닌 것 같다. * 구름을 나타내는 예쁜 우리말들 / 이대성(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출처: 〈나라경제〉 2016년 8월호 우리말에는 구름의 높이, 모양 또는 색깔에 따라 다양한 이름들이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구름을 가리키는 말들을 살펴볼까 합니다. 어지간히 높은 산에만 올라가도 굽어볼 수 있을 만큼 낮게 떠 있는 구름을 ‘밑턱구름’이라고 합니다. 그 반대는 ‘위턱구름’입니다. 밑턱구름 중에서도 비가 올 때의 산간 지대나 이른 아침의 평야 지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안개구름’입니다. 밑턱구름보다는 높은 곳에서 뭉게뭉게..
2022.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