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10. 08:27ㆍ입맛
낙 중의 하나가 목식회(매주 목요일 점심 모임)의 밥 먹는 것이다. 모임의 회장이 객지로 공사 감독을 나간 지 두어 달 됐다. 그동안 회장이 식사 장소를 정하고 밥값을 갹출하고 식후 나들이를 주도했는데…. 회장 없이 목식 수레바퀴가 굴러가긴 굴러가도 뭔가 허전하다. 친지의 공장 건축 공사 지원차 갔는데 빨리 오시라 재촉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오늘도 밥 먹기 전의 화제가 "그리운 임은 언제 오시려나?"였다.
회장이 좋아했던, 한동안 가보지 않은 송현동의 <아주 특별한 불고기 쌈밥>에 갔다. 차림표를 보니 밥값이 일이천 원씩 올랐다. 올해는 밥값뿐만 아니라 사회 전 분야에 인상하지 않은 것이 없어 놀랍지도 않았다. 하지만 오른 가격에 비해 서비스 질이 향상된 것 같았다. 이제는 홀에 들어갈 때 신발을 벗지 않아도 됐고, 상차림을 두 사람 앞에 하나씩 해 주어 편리했고, 호출 시 종업원의 반응도 신속하고 친절했다. 하드웨어는 그대로여도 소프트웨어 측면을 개선했다. 가격 인상 전에도 괜찮은 업소였는데 훨씬 나아진 느낌이 들었다.
음식들도 돼지불고기와 곁들이 반찬은 물론 된장찌개, 계란찜, 맛보기 물국수까지 다 맛있었다. -전에도 그랬지만- 2인 앞에 놓는 야채 접시도 넉넉해 보였고, 철판 불고기 밑의 깔리는 양파도 잘 익혔다. 불고기 쌈에 익힌 양파를 얹어 싸면 한층 더 부드러운 감을 느낄 수 있다. <아주 특별한 불고기 쌈밥>은 맛과 가성비를 동시에 충족하는 맛집이다.
밥값을 갹출할 회장 부재로 李 이사장이 룰을 깨면서 3주 연속 카드를 혼자 긁었다. 한 손에 쌈, 다른 한 손엔 잔을 들고 하회탈처럼 웃는 목식회장이 그립다. (202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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