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반점, 짜장면을 먹고

2024. 8. 11. 08:19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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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때 친구 사무실에서 짜장면을 배달시켜 먹었다. 맛이 기가 막혔다.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것이 평생 변함없으니 이만한 음식도 드물 것 같다. 짜장면이 도착할 즈음 탁자에 신문지를 깔고 음식 받을 준비 했다. 그런데 배달온 <낙동강 반점*> 종업원이 일회용 탁자 비닐을 먼저 주면서 펴라고 한다. 생각하지도 않든 보들보들한 비닐 한 장에 완전히 감동했다. 치울 때도 그릇을 포개 보자기 싸듯 묶으니 간단하고, 깨끗하고, 편리했다. 직장에서 야근하면서 빈 그릇을 신문지에 싸 너절하게 복도에 내놓았던 과거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땐 왜 생각하지 못했지, 일회용 비닐의 좋은 기분이 여운처럼 오래 남았다.

짜장면이 우리 나라에 소개된 시기는 1883년 제물포(인천항)가 개항되면서부터다. 중국인 노무자가 몰려들면서 중국식 된장인 춘장에 야채와 고기를 넣어 기름으로 볶아 국수에 얹어 비벼 먹던 음식이다. 공식적으로 짜장면을 처음 만들어 판 집은 1905년 제물포에 문을 연 공화춘(共和春)이다. 중국 노무자들이 먹던 짜장면을 한국인 입맛에 맞게 조리해 인기를 끌었다. 인천 차이나타운에 소재한 공화춘은 우리 입맛을 사로잡았지만, 1983년 폐업했다. 청나라 시대 건축 양식인 이 층 건물은 현재 국가 등록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짜장면[炸醬麵]이라는 이름은 2011년 국립국어원이 처음 이름인 자장면의 복수 표준어로 인정했다. 지금은 자장면보다 짜장면으로 널리 불린다. (2024.8.10.)

* 낙동강 반점 : 대구 중구 서성로14길 115 (향촌동). 처음 용정 반점으로 착오 기록하였기에 <낙동강 반점>으로 수정함

일회용 탁자 비닐 한 장으로 음식 맛이 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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