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27. 08:34ㆍ입맛
신년이 됐다고 A가 밥 먹자며 날짜를 잡았다. B 선생님이 급한 일이 생겨 부랴부랴 레스토랑 <런던 브릿지>로 장소를 변경했다. 가까운 곳이어서 중산공원을 가로질러 천천히 걸어갔다. 이십여 분 걷는 동안 <런던 브릿지>가 영국의 '타워 브리지'를 지칭하는 작명인 듯싶으면서 히스로 국제공항, 템스강,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대영박물관, 엘리자베스 여왕, 넬슨 제독, 윈스턴 처칠, 마거릿 대처, 바이런, 서머싯 몸… 등등이 마구 연상됐다. 아니나 다를까 식당 유리창에 타워 브리지가 그려져 있었다.
넓지 않은 홀은 35석 남짓 됐고 종업원이 친절했다. A가 메뉴판을 뒤적이며 샐러드, 피자, 파스타를 하나씩 시켜 같이 먹자며 모자라면 먹다가 추가하면 된다고 했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홀은 손님으로 가득 찼다. 젊은이들이 있었으나 아주머니들도 많아 조금 시끄러웠다. 아이러니하게 소음이 큰 만큼 맛집으로 소문난 집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시끌한 소음은 음식이 서빙되면서 작아지거나 사라졌다.
커다란 사각 접시에 담긴 '불고기 샐러드 파코'가 먼저 나왔다. 잘게 썬 불고기가 토핑돼 먹음직스러우면서 양도 많았다. 이어서 홍합 등 해산물이 들어 있는 토마토스파케티 '페스카토레'가 나온 후 '허니 고르곤졸라 피자'가 나왔다. 그릇이 커서 테이블이 꽉 찼다. 넷이 적당히 덜어 먹으니, 양이 딱 알맞았고 한식 좋아하는 내 입에도 사근사근하면서 깔끔했다. 식사 후에는 커피와 탄산음료가 셀프 제공돼 담화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어 커피숍에 들르지 않아도 됐다. 재료들이 신선하고 부담 없는 가격에다 양도 푸짐해 가족과 재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있는 음식을 만나면 가족 외에도 떠오르는 지인이 많다. 음식은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201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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