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 먹는 복숭아나무
2023. 5. 22. 06:41ㆍ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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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농장에서 점심을 먹은 후 조경용 팻말 오십여 개에 야생화 이름을 적어 땅에 꽂았다. 팻말이 모자랐다. 인산이 몇 그루씩 심거나 씨를 뿌려 자란 야생화다. 씨를 뿌려 놓은 것까지 자라면 꽃동산이 되겠다. 꽃 이름은 외워도 시간이 지나면 잊기 쉬운 데 기억에 도움 될 것 같다. 화단이 환해졌다.
해거름에는 복숭아나무에 거름을 주었다. 삼 년 전에 심은 묘목 70여 그루가 얼추 자랐다. 지난해 봄에 쇠똥 퇴비 두 차를 사 뿌린 후 여름에 약간의 결실을 보았다. 그때는 알이 작았지만 품종이 '신비'이어선지 맛이 신비했다. 며칠 전 적과*하여 올해는 알이 굵어질 것이다.
한약을 짜고 난 찌꺼기가 식물 생장 거름으로 적합하다고 해 한의원에서 보약 달인 찌꺼기를 얻어왔다. 한 그루에 비닐 포대 하나씩 뿌렸다. 당연히 한약 냄새가 났지만, 발효되어 포도주 비슷한 냄새도 배어 나왔다. 얻어온 양이 24그루밖에 줄 수 없었다. 허약한 나무는 빼더라도 반 넘게 모자랐다.
수확하게 되면 거름한 나무와 하지 않은 나무를 비교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보약 찌꺼기이니 녹용, 인삼 좋은 약제가 다 들었겠지. 나무야 나무야 무럭무럭 자라거라. (2023.5.21. with: 인산)
* 적과(摘果): 열매솎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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