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트로트 페스티벌

2023. 5. 21. 10:21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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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스타디움에서 '2023 파워풀 K-트로트 페스티벌'이 흥겹게 열렸다. 대구경북 신공항건설법 국회 통과(4.3.)를 기념하는 뜻 있는 공연이었다.
트로트 인기를 반영하듯 스타디움 운동장에서 3층까지 팬들로 가득 찼다.  출연하는 미스터 트롯(영탁, 김호중, 장민호, 김희재) 콘서트 굿즈* 색깔로 장관을 이루었다. 영탁은 파란색, 김호중은 보라색, 장민호는 흰색, 김희재는 주황색으로 팬들의 복장은 꽃물결로 공연 분위기를 한껏 달아 올렸다. 내 마음도 달아올랐다. 미스터 트롯이 사랑을 얼마나 많이 받는지 새삼 확인되었다. 임영웅, 이찬원, 정동원은 오지 않았고 장윤정, 박서진, 주현미가 나왔다.
 
공연은 일곱 시부터 열 시까지 장거리 경주 같이 펼쳐졌다. 서울과 창원에서 온 영탁 팬에게 왜 좋아하느냐고 물었더니 '잘 생겼으니까'라고 대답했다. 김호중도 잘 생겼는데 반문하니 '더 잘 생겼으니까'라고 말했다. 이찬원은 어때하니 '어리니까'라며 즉답했다. 대답이 일편단심 민들레다. 슈퍼스타 탄생은 찐팬들로부터 출발하는 것 같다.
일곱 가수의 열창도 나무랄 데 없었다. TV보다 실물이 더 멋졌다. 방안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다가 공연장 열기를 체험하니 나도 모르게 응원 막대를 흔들고 어깨를 들썩이며 떼창을 따라 불렀다. 가수가 열창하는 만큼 팬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연호하는 소리가 밤하늘에 메아리쳤다. 팬들의 성화야말로 어둠 속의 별이 되어 그들의 앞날을 밝혀 줄 것만 같았다.

 
팬들이 진정한 슈퍼스타였다. 관중석을 꽃동산으로 만들었고, 응원하면서 내 팬 네 팬을 가르지 않고 성원과 갈채를 보냈다. 무대가 끝난 뒤에는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관중이 버리고 간 응원 막대를 거두는데 솔선수범했다. 관중들도 질서 정연하게 경기장을 빠져나가 새로운 공연 문화 정착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밤인데도 낮처럼 빛났다. 스타디움으로 불어오는 산바람마저 흥겨움을 타는 오월의 뜨거운 밤이다.

K-트로트 페스티벌에는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의 성공 기원이 숨어있다. 그 결실이 잘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나는 오늘 트롯의 일원이 된 기분이다. 마음이 보름달같이 둥둥 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무명 생활을 거친 그들이 오래도록 잘 되었으면 좋겠다. 한동안 기억에 남을 황홀한 밤이다. (2023.5.20. with: 인산부부 외 7)
 
* 굿즈(goods): 특정 브랜드나 연예인 등이 출시하는 기획 상품. 드라마, 애니메이션, 팬클럽 따위와 관련된 상품이 제작된다.
 
 

스타트 김호중 / 고음의 열창은 갈채를 받았다.
두 번째 장윤정 / 무대의 여왕답게 살짝살짝 섹시했다.
세 번째 박서진 / 목이 쉰듯 했다. 열창하고 장구도 신나게 쳤다.
네 번째 주현미 / 또 만났네요로 떼창을 유도했다.
다섯 번째 김희재 / 솔직담백하고 노래와 춤 실력을 보여주었다.
여섯 번째 장민호 / TV에서 볼 때보다 훨신 멋졌다. 꽃사슴 별명이 빈말이 아니었다.
라스트 영탁 / 조금 야위어 보였다. 장시간 지친 관객에게 박력 있는 가창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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