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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공사일까, 아닐까?
매일 만 보 걷기 한다. 만 보를 넘길 때가 대부분이고 만 보 아래는 없다. 비가 오면 걷기를 주로 다리 밑에서 한다. 처음에는 지하주차장을 이용 했으나 공기가 좋지 않아 우산을 들고 도로를 걸었다. 그것도 불편하다 싶어 생각한 것이 다리 밑을 걷는 것이었다. 다리 밑은 비를 피할 수 있어, 우산 없이 걷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다. 그리고 비가 새지 않아야 맞을 것 같은데, ○○교 하부는 여기저기 새는 곳이 있다. 빗물이 어디로 흘러들어 새는지 알 수 없지만, 조금씩 또는 줄줄 떨어지기도 한다. 그동안 적은 비나 짧은 비에는 약간씩 떨어졌는데 어제오늘은 많은 비로 과하다 싶을 정도다. 우산을 던져 놓고 흘러내린 빗물을 피해 갈지자로 걷다가 문득 생각났다. 이거 부실 공사 아닐까? (2025.7.17.)
2025.07.18 -
동보성 런치 특선 세트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점심 먹으러 에 갔다. 같은 메뉴라도 느낌에 차이가 있었다. 호텔은 실내외 분위기가 한몫하는 데다 음식의 양이 소량이고, 그릇에 담은 모양새가 좋고, 재료가 더하니 맛이 낫다. 거기에 품위 있는 서비스를 받으면 잘 먹었다는 기분이 절로 드는 것이었다. 런치 특선 세트는 누룽지 수프와 유산슬, 탕수육, 고추잡채 & 꽃빵이 나온 후 식사(짜장면)를 했다. 세 사람 먹기에 양이 넉넉하지 않았으나 여러 재료가 빡빡하게 들어 있어 보는 맛과 집어서 먹는 맛이 조화로웠다. 누룽지 수프도 누룽지가 있는 듯 없는 듯 적당해 맛이 깔끔했다. 유산슬은 여느 중식당보다 진했고 탕수육은 부먹으로 당도가 높았다. 고추잡채 & 꽃빵이 제일 맛있었다. 스펀지같이 부드러운 꽃빵을 펴서 속에다 고추잡채를 듬뿍 넣..
2025.07.17 -
연구산(제일중학교) 돌거북
지난봄, 중앙네거리 인도에 설치된 모형을 봤다. 2009년 대구시에서 대형 사고 없기를 기원하면서 만든 것이었다. 진품도 한 번 보고 싶어 벼르다가 짬을 내 진짜 돌거북을 보고 왔다. 진짜는 옛 연구산 일대인, 현재 제일중학교 교정에 있었다. 시내에 있는 모형과 확연히 차이가 났다. 쩍쩍 갈라진 등껍질에 목을 움츠린 조형물이 선조들의 혼과 정성이 배어 있는 것 같아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2025.7.14.)연구산 돌거북은 달구벌(대구)의 지기를 건사하려고 비보풍수로 만들었다. 조선 시대 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연구산은 대구의 진산이다. 돌거북을 만들어 머리는 남쪽으로 꼬리는 북쪽으로 하여 지맥을 통하게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제일중학교를 지으면서 비보풍수 물(物)인 줄 모른 채..
2025.07.16 -
제철 생선회
요즘 폭염에 수박 맛을 들였다. 얼마 전, 이마트에 수박 사러 갔다가 다 팔려 사지 못한 적이 있어 오늘은 일찌감치 사러 갔다. 수박을 사고 식품전을 둘러봤다. 두툼하게 썬 생선회가 먹음직스러워 중짜를 하나 샀다. 투명 비닐 포장 위에 광어, 참돔, 강도다리(국산) 딱지가 붙어있었다. 맛있어 보였지만, 집에서 '참'이나 '이슬' 없이 날것을 먹으니 별맛이 없없다.날생선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놓은 생선회를 일본어로 사시미(刺身), 중국어로 위피앤(魚片)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낚시꾼들 사이에는 계절에 따라 최고로 치는 생선이 있다. 1월에는 도미, 2월은 가자미, 3월은 조기, 4월은 삼치, 5월은 농어, 6월은 숭어, 7월은 장어, 8월은 꽃게, 9월은 전어, 10월은 갈치라고 한다. 숙주에 고사리 넣..
2025.07.14 -
둥근달을 보며
달밤이면/ 살아온 날들이/ 다 그립다// 만 리가/ 그대와 나 사이에 있어도/ 한마음으로/ 달은 뜬다// 오늘 밤은/ 잊으며/ 잊혀지며/ 사는 일이/ 달빛에/ 한 생각으로 섞인다 (만윌, 김초혜의 詩)우연히 바라본 밤하늘. 보름이 다 돼가나 싶었더니 이틀이 지났다. 닭장같은 집들 사이로 바라보이는 저 달이 김초혜(조정래 소설가 부인) 시인의 滿月을 떠올리게 했다. 달은 그리움이다. (2025.7.11.)서울의 달작사/ 최준영, 작곡 · 노래/ 김건모오늘밤 바라본 저 달이 너무 처량해너도 나처럼 외로운 텅 빈 가슴 안고 사는구나텅 빈 방안에 누워 이 생각 저런 생각에기나긴 한숨 담배 연기 또 하루가 지나고하나 되는 게 없고 사랑도 떠나가 버리고술잔에 비친 저 하늘의 달과한잔 주거니 받거니 이 밤이 가는구나..
2025.07.13 -
강변 어탕국수삼계에서
는 자연산 잡어로 만든 어탕에 국수나 국밥, 삼계(탕)를 만들어 판다. 이태 전 어탕국수를 처음 먹어봤다. 음식이 구미에 맞고, 젊은 사장의 응대 모습에 호감이 가 가끔 들린다. 좌석에 앉으면 먼저 세 가지 메뉴(국수, 국밥, 삼계) 중 하나를 주문한다. 그리고 셀프 코너에서 호박 감주를 떠 와 음식이 나오는 동안 음미한다. 노란색 단술은 달곰하고 차가워 속이 시원하다. 요즘처럼 더울 때는 냉 보약 같다. 지난주, 어탕국수를 먹었기에 오늘은 어탕 국밥을 주문했다. 어탕이 진하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담박했다. 뜨거운 국물을 몇 술 떠먹다가 밥을 말아 먹었다. 목 넘김이 수월했다. 는 음식 맛이 좋거니와 친절한 사장의 밝은 모습에 정이 더 간다. 늘 웃고 목소리가 경쾌하고 부지런하다. 카운터 벽에 시골에서 찍..
2025.07.12 -
이마트 경산점을 보고
아침 산책 길에 단장하는 모습을 봤다. 잠시 구경했다. 공사 감독자가 "이마트 노는 날이라 일찍 일을 시작했다"라고 했다. 둬 달 전부터 이마트 경산점은 내외부를 전체적으로 새로 꾸미고 있다. 영업하면서 칸막이를 치고 공사하니 시간이 꽤 걸리는 모양이다. 늘어난 이용자 편의를 위해 통로를 눈에 뜨게 확장했고, 2층은 현재 출입할 수 없다. 어떤 모습으로 단장할지 기대된다. 이마트 경산점 터는 옛날에 부산~청도~경산~대구~서울을 잇는 중요한 길목으로 시지원(時至院)이 있었던 자리다. -현재의 고산초등학교 자리라는 설도 있지만- 시지원은 역원(驛院) 중 하나로, 공무 출장 중인 관원에게 숙식 편의를 제공하던 여관성 관공서였다. 조선 시대 먹거리와 잠 자리를 제공하던 터에 대형 이마트가 들어섰으니 수백 년의..
2025.07.11 -
고마운 국밥 국수에서
마침, 노는 날인데 점심 먹자며 동생에게 연락이 왔다. 더운 날씨이고 오랜만에 만남이어서 보양식을 먹을까 싶다가, 최근 알게 된 국수 맛집을 소개할 겸 지하철을 함께 타고 교대역에 내렸다. 3번 출구에서 지척인 로 갔다. 업소는 보기에 검소해도 맛은 특별한 곳이다.오늘로 네 번째 찾았다. 첫 번째는 직화 불고기 국수와 팔백탕면(고기국수)을, 두 번째는 직화 불고기 국수를, 세 번째는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를, 오늘은 동생에게 직화 불고기 국수를 추천하고 나는 먹어보지 않은 잔치 육국수를 주문했다. 손님들은 개인별로 먹고 싶은 것을 먹겠지만, 국수 양이 많으므로 앞접시에 조금 덜어 서로 맛보기를 하기도 한다. 나도 그랬다. 국수의 여섯 가지 메뉴는 가격이 육천 원에서 팔천오백 원까지다. 내 식성은 가격 상관없..
2025.07.10 -
참 잘했다고 할 때 '잘'의 숫자는 얼마일까?
참 '잘했어요'라고 할 때, '잘'은 어느 정도의 칭찬일까?'잘'의 숫자는 얼마일까?사람들의 생각에 공통분모가 있다면 아마도 ‘세월이 참 빠르구나!’ 하는 것일 게다.실은 세월이 빠른 것은 우리가 보내는 1년 365일, 12개월, 1주일, 하루 24시간, 1시간, 1분, 1초라는 시간이 너무 짧으므로 그리 느끼는 것이다.우리가 흔히 ‘많다’라는 표현으로 ‘억'(億)이라는 수(數)를 쓴다. 그런데 알고 보면 억보다는 훨씬 더 큰 수들이 많다.'억'의 만 배를 조(兆), 조의 만 배를 경(京)이라 하는 것은 누구나 잘 안다.그러나 '경'의 만 배를 해(垓) '해'의 만 배를 자(秭), '자'의 만 배를 '양'(壤)이라고 한다.그뿐이 아니다. '양'의 만 배가 구(溝), '구'의 만 배는 간(澗), '간'의 ..
2025.07.09 -
대가회수산 얼음그릇 물회
연일 열 대얏물을 덮어써야 잠을 잘 수 있는 불볕더위에는 찬 것이 특효약이다. 오늘 점심은 의 얼음 그릇 물회였다. 에어컨이 빵빵 돌아가는 데다 선풍기도 빙빙 돌고, 차가운 얼음 그릇에 담긴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니 바로 히야시(냉각)가 됐다. 입이 얼얼하다 싶어 곁들이로 나온 뜨끈뜨끈한 매운탕을 한술 떠면 맛이 그만이었다. 얼음그릇 물회는 얼음 그릇값 천 원이 별도로 붙지만, 시원한 느낌은 그 이상이었다. 먹다가 수저를 그릇에 놓으면 그릇 이가 빠지듯 옴팍옴팍 얼음 파이는 모양을 보는 재미가 있고 얼음이 천천히 녹으니, 국물이 늘어나 퍼먹는 맛도 있었다. 날씨가 더우니 차가운 얼음 그릇 물회로 기분이 시원하게 업됐다. 이 여름철에 얼음그릇을 사용해 영업한 지도 이십여 년은 넘은 것 같다. 요즘이야 흔하지..
202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