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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 뷔페 쿠우쿠우 수성못점
점심 먹으러 에 갔다. 프랜차이즈 초밥 뷔페 음식점으로 대구에 가맹점이 여러 곳 있는데 우리는 그 중의 수성못점으로 갔다. 쿠우쿠우(qooqoo)가 무슨 뜻인가 구글 번역기에 확인하니 소말리아어로 '안심하다'라고 번역됐다. 맞는진 몰라도 걱정 말고 실컷 먹으라는 의미로 여겼다. 그런데 소말리어라니 아무래도 이상해 웹을 검색했다. 쿠우(食くう)는 일본어로 '먹다'라는 뜻이었다. 이걸 2번 붙였으니, 우리말로 '많이 먹으라는' 의미쯤 된다고 한다.예약 없이 갔으나 다행히 좌석 여유가 있어 대기하지 않고 바로 자리 안내를 받았다. 종업원은 좌석이 지정됐다는 표식으로 종이 테이블 매트를 얹어주었다. 바는 초밥 전문 뷔페답게 각종 스시와 캘리포니아 롤과 밥을 김에 싸놓고 그 위에 소고기, 베이컨, 오리고기, 젓갈..
2024.04.27 -
주흘산 케이블카 기공식을 보고
비가 내리는 문경새재 제2주차장. 전국에서 달려온 '장구의 신 박서진' 표식을 한 관광버스가 일렬횡대로 서 있었다. 우중에도 불구하고 부산, 울산, 인천, 충남 등 멀리서 온 버스인만큼 찐팬들이 몰려온 모양이다. 새재 야외공연장 앞에서 주흘산 케이블카 기공식 플래카드가 보였다. 다가가 보니 기공식 행사가 끝나고 축하 공연이 열리고 있었다. 하얀색 정장을 입은 스타 박서진이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트로트를 신나게 부르고 있었다. 주흘산 케이블카 공사는 하부 승강장에서 상부 승강장인 관봉(꼬깔봉, 1,030m) 인근 해발 974m까지 길이 1.86㎞를 편도 7분의 속도로 시간당 최대 1,500명의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내년 말까지 공사를 완료하고 2026.1.1. 해돋이에 첫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
2024.04.23 -
풍천장어 맛보기 번개
MS가 번개를 쳤다. 팔공산 순환도로에 이 생겼는데, 가보자는 거였다. 둘은 개인 차로 여섯은 카니발 한 차로 이동했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넓은 주차장에 대형 유리 건물에 '장어의 힘' 네온사인이 불을 밝혔고 현관 캐노피에도 '풍천장어 직판장' 글자가 선명했다. 식당 이용은 1층 직판장에서 다듬어 놓은 장어를 산 후 1차 결제하고 2층 홀에서 구워 먹는 방식으로 일 인당 사천 원의 상차림비와 식음료비 등을 냈다. 한우 직판 식당과 똑같은 운영이었다. 식당 측에서 초벌구이를 먼저 한 후 한 젓가락이 되도록 잘라 종업원이 좌석에 와서 직접 구워주었다. 기술자답게 타지 않도록 하면서 노르스름하게 잘 구웠다. 장어 살은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아주 담백했다. 일품이었다. 소주 한 잔에 장어 한 점씩 집으니 딱 맞..
2024.04.17 -
할매칼국수에서 모임하고
또래 모임에 나가면 모처럼 만났다고 반가운 나머지 혀가 길어진다. 그러다 보니 어떤 이는 혼자서 다 말하고, 가깝게 앉은 사람끼리 삼삼오오 대화해 소란스럽기만 하다. 어떤 때는 제 주장만 고집하다가 간혹 충돌 직전까지 가기도 한다. 이야기가 주제에 집중하지 않고 자주 곁가지로 흐른다. 혈기가 왕성하다거나 모임의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변명하지만 고쳐야 할 악습이다. 선후배들과의 모임은 두 달에 한 번씩 한다. 매달 만나다가 몇 년 전부터 격월로 변경했다. 회비는 식사와 명절 선물비로 사용하려고 매달 총장(총무의 높임말)에게 자동이체를 한다. 팔십 년대부터 만났지만 원만하게 운영된다. 서로 건강하고 가끔 얼굴 보고 말벗하자는 바람뿐이다. 온정적으로 모임이 또바기 유지되는 비결은 또래 모임과 달리 말할 때..
2024.04.16 -
달항아리 꽃병을 보고
1. '텃밭의 여왕' 초청으로 여러 선생님과 함께 디저트 카페 에 갔다. 우리는 그가 사전에 주문한 치킨 아보카도 샐러드와 맛있는 프렌치토스트, 바게트, 시오 빵 등으로 점심을 먹었다. 아메리카노도 마셨다. 미쿡 사람 된 기분이랄까. 카페 옆 텃밭에는 올해도 얻어먹을 채소가 따스한 햇볕을 쬐며 다소곳이 자라고 있었다. 카페를 나와서는 방문 기념으로 텃밭의 여왕이 시골에서 가져온 각종 채소를 한 보따리씩 선물 받았다. 그가 나눠주는 재미로 산다지만, 다음 번에는 내가 사야겠다. 2. 창가의 앉았던 손님들이 하나둘 떠나자, 막혔던 창밖으로 시원한 시야가 펼쳐졌다. 파란 하늘과 푸른 산, 과수원 등이 시골 풍경을 자아냈다. 바쁜 것 없는 우리는 식후에도 느긋하게 잡담으로 시간을 보냈다. 대화 중에 우연히 바로..
2024.04.14 -
추억의 리어카 목마와 꽃마차
얼마 전 달성 공원 앞에서 우연히 말 한 필이 끄는 꽃 마차와 리어카 목마를 봤다. 두 가지 다 수십 년 만에 보는 추억의 사물이었다. 목마는 자녀들이 어렸을 때 늙수그레한 영감님이 리어카에 알록달록 색칠한 말 모형을 스프링으로 매달아 싣고 다니면서 어린이를 태우던 놀이 기구였다. PVC로 제조한 모형이었지만 목마로 불렸다. 리어카 목마가 나타나면 온 동네 아이들이 엄마 손을 잡아끌고 몰려 들었다. 리어카에 장착한 낡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동요는 경쾌하고 신났다. 노래가 몇 곡 끝나면 아이들이 목마에서 내려와야 하는데 내려올 생각이 없다. 순서를 기다리던 아이들은 울고불고 아우성치고 엄마들은 달래느라 진땀을 뺐다. 우리 아이들도 그랬던 것이 기억난다. 지금 리어카 목마는 옛 영화를 그리며 담장 한편에서..
2024.04.13 -
주꾸미볶음으로 장도 기원
집사람이 여행 가는데 장도(長途)를 기원하는 의미로 저녁을 샀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데 집사람 왈 "걷기 운동할 겸 주꾸미 먹으러 갑시다"라고 청했다. 값 싸고 맛있는 식당이다. TV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출구 조사 발표를 시청한 후 에 걸어갔다. 저녁때라 대기 손님이 있었다. 호출 번호를 받아 대기하다가 입장하고, 음식을 주문하고 또 기다려야 했다. 좌석에 앉아서, 드나드는 손님과 테이블을 말끔히 치우는 종업원의 모습들이 흥미로웠다. 모두 표정이 밝고 행복해 보였다. 여러 명의 종업원이 베트남 사람 같아 보였다. 엑센트가 달랐으나 표정이 선하고 친절했다. 반찬을 담고, 나르는 역할이 구분돼 있었다. 바쁘게 서빙하다 보면 시끄럽게 소리가 날 뻔도 한데 조용조용 주의를 기울인다. 일 처리를 잘하는..
2024.04.12 -
삼짇날의 먹거리
오늘은 양력 4월 11일, 음력 삼월 초사흗날로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삼월 삼짇날이다. 삼월삼질이라고도 한다. 지금은 사라진 속절*이지만, 옛날에는 각종 민속을 행하면서 들판에 나가 꽃놀이를 하고 새로 움튼 풀을 밟으며 봄을 즐겼고 각 가정에서는 떡을 해 먹었다. 찹쌀가루를 반죽해 진달래 꽃잎이나 대추를 붙여서 기름에 지져 먹으니 이를 '화전(花煎)'이라고 했으며, 녹두 가루를 반죽해 익혀서 가늘게 썰어 오미자 물에 넣고, 꿀을 타고 잣을 넣어 먹으니, 이것이 ‘화면(花麵)’이었다. 더러는 진달래꽃을 꺾어다가 녹두 가루와 반죽해 만들기도 하며 붉은색으로 물들이고 꿀물로 만들기도 했는데 ‘수면(水麵)’이라고 했다. 흰떡을 해 방울 모양으로 만들어 속에 팥을 넣고, 떡에다 다섯 가지 색깔을 들여 다섯..
2024.04.11 -
오랜만의 찾아간 산꼼파
존경하는 선생님과 에 갔다. 산꼼파는 '산 꼼장어 파티'를 줄인 말로 포항수협 활어 중매인이 운영하는 자연산 횟집이다. 활어 집 특성상 작은 점포가 수수해 보인다. 근 열 달 만에 찾은 산꼼파는 조금 달라졌다. 1인당 세 가지 가격(28, 38, 58)이 두 가지(40, 60)로 줄었다. 산꼼파도 오른 물가를 피해 가지 못한 듯했다. 평소 만석이었던 테이블도 반이 못 차 홀 서빙을 한 명이 했다. 활어처럼 펄떡펄떡 활기차던 예전 분위기가 아니었다. 상차림은 그런대로 충분했다. 개인별 소스와 매생잇국이 나온 후 쓰키다시로 산낙지, 멍게, 생선튀김 등이 한 상 푸짐하게 차려진 후 아귀찜, 대하, 청어구이 등이 시간 차로 나왔다. 주메뉴인 자연산 횟감인 잡어는 평평한 둥근 옥돌 판에 다소곳이 얹혀 나왔다. 홍..
2024.04.09 -
대구 서문 시장에서
아내 모자를 사려고 서문 시장에 함께 갔다. 점포 문을 열지 않거나 적재물 포장을 벗기지 않은 곳이 많았다. 유관 업주가 일요일의 노는 업종들이라고 하면서 모자 파는 집들도 1, 3주 일요일은 쉰다고 했다. 시절이 시나브로 변한 것이다. 사람들이 노는 날일수록 시장은 장사한다고 생각한 내가 구식이었다. 노점 국수로 점심을 때웠다. 별맛이 아니건만 빈자리가 없을 만큼 손님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았다. 대부분 메뉴가 오천 원이었다. 값이 싸긴 쌌다. 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남들이 사 먹는 호떡이 먹음직스럽게 보여 나도 샀다. 호떡은 기름에 튀기듯 구워 도넛처럼 배가 불룩했다. 하나 달라고 하자, 불룩한 부분을 콕 눌러 바람을 빼 얄팍해지자 반으로 접어 종이컵에 넣어 주었다. 신기했다. 굽는 것이 달랐고 싸 주..
2024.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