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예당저수지에서

2025. 2. 11. 00:05여행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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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천북굴단지에서 크리스마스 밤을 보냈다. 그냥 헤어지기에 섭섭해 주변 지리에 밝은 K가 예당저수지를 들렀다가 헤어지자고 했다. 숙소에서 저수지까지 한 시간 거리였다.

할머니 어죽, 9,000원


저수지 인근의 '49년 전통 할머니 어죽'에서 아침을 먹었다. 열한 시에 문을 여는데 첫 손님이었다. 어죽은 양푼에 2, 3인분으로 따로 나왔다. 쌀죽일 줄 알았는데 가느다란 국수였다. 걸쭉한 국물은 -메뉴판을 보니- 붕어와 메기를 갈아 넣었나 보다. 얼큰하기도 해서 속풀이용으로도 손색이 없었다.

건설 중인 예당호 전망대


정오쯤이었을까? 예당저수지 주차장이 벌써 만차였다. 제일 언덕 위 전망대 주차장에 주차했다. 여기도 사위를 조망하는 전망대가 우뚝 서 있었다. 외관은 다 된 것 같은데 내년(2025) 6월에 완공한다니 내부공사 중인 모양이다. 어제 갔던 홍성 스카이타워보다 높아 보였다. 밑에서 바라보니 비행접시 모형 같다. 전망대 하부에 외계인과 이상한 문자 몇 개만 그려 넣으면 딱 UFO다. 밍밍하게 '예당호 전망대'라기보다 '예당호 UFO 전망대'로 명명하면 탐방객의 흥미를 끌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당호 출렁다리. (오른쪽) 전망대에서 본 모습.


예당저수지는 처음 가 보는 곳이었다. 너비 2km, 길이 8km에 둘레가 40km라니 엄청나다. 1928년 착공해 1964년 준공했으니 37년 간의 대 역사로 만들어졌다. 저수지로는 국내 최대라고 한다. 바다처럼 넓고 물색이 푸르렀다. 낚시를 하는 사각형 작은 집이 수면에 떠 있어 이채로웠다.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출렁다리였다. 규모 7의 강진에도 견디는 내진 1등급으로 설계된 현수교로 길이가 402m라고 한다. 이름이 출렁다리지 출렁거리는 느낌이 거의 없었다. 흔들림이 강하면 공포심에 빠져 안전하지 않을 것만 같다. 출렁다리를 돌아 나올 때 물속에 흔들리는 것을 발견했다. 수초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물고기 떼였다. 바다 영화에서 봤던 엄청난 규모였다. 고기 이름을 알 수 없어 궁금하고 신기했다. 저수지 주변은 국민관광단지로 지정됐다고 한다. 조각 공원과 덱길이 조성됐고 모노레일 꼬마 기차가 느릿하게 움직였다. 아름다운 호수를 완상하고 싶어 했지만, 너는 상행선 나는 하행선으로 운전대를 잡아야 했다. 1박 2일을 함께 보낸 오랜 친구, 세월 갈수록 더 소중해진다. (2024.12.26.)

물고기 떼를 노리는 길양이. 뛰어들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수초처럼 보이지만, 거대한 물고기 떼.
저수지를 내려가는 호랑이 가족(조각)
저수지 공사장 가림판. 멋진 백종원 선생이 예산 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