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골굴암 마애여래좌상

2025. 1. 16. 08:09여행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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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慶州 骨屈庵 磨崖如來座像
* 보물
* 현지 안내판(요약)
높은 암벽에 있는 자연굴을 이용해 만든 12개의 석굴 중 가장 윗부분에 있는 불상이다. 상투 모양의 머리인 육계가 솟아 있고, 윤곽이 뚜렷한 얼굴에 눈, 코, 입은 좁고 가늘다. 돋을새김한 얼굴에 비해 몸은 평평한 편이며 어깨가 넓다. 옷 주름은 규칙적인 평행선을 이루고, 겨드랑이 부분에는 팔과 몸이 구분되도록 U자 모양의 무늬를 넣었다. 불상의 뒤쪽 암벽에 광배를 새겼는데 머리의 광배에는 연꽃무늬가 있고, 몸 주변에는 불꽃무늬다. 광배와 더불어 불상의 목과 가슴 윗부분에 손상이 있다. 이 불상은 평면적인 신체와 얇게 빚은 듯한 계단식의 옷 주름 등의 특징이 있는 것으로 보아 통일 신라 후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림사를 중창한 원효대사가 말년에 골굴암에 머물며 수행하다가 법당굴에서 열반했다고 전해진다.

함월산 골굴사 일주문
석굴 중에서 좀 넓은 곳.
마애여래좌상
법당굴


* 답사 노트: 도롯가에서 함월산 골굴사 현판을 단 일주문을 통과해 주차했다. 언덕으로 난 아스팔트를 따라서 300m쯤 걸으니 평소 보지 못한 하얀색 암반이 나타났다. 하얀 부분도 있고 누리끼리한 바윗덩어리였다. 화산재가 쌓여 굳어진 응회석이다. 군데군데 구멍이 뚫렸다. 바위로 올라가는 입구에 현지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꼭대기 부분에 마애불이 새겨진 것이 올려다보였다. 마애불 보호를 위해 덮개를 만들어 놓았다.
6세기경 서역(인도)에서 온 승려인 광유가 함월산 기림사를 창건했다. 기림사에서 3.5km 정도 떨어진 골굴사는 광유의 일행들이 산 중턱의 암반에 12개 석굴을 파고 마애여래좌상을 조각했다. 당시에는 그들 승려가 수행, 정진하는 수도처(修道處)로 사용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길을 따라 올라가니 암반 곳곳에 오목한 크고 작은 굴이 파여 있었다. 안전봉이 설치돼 있으나 조심스러웠고, 굴에는 작은 석불이 안치돼 있었다. 옛날 옛적에는 승려가 고요히 앉아 좌선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굴이 좁고, 천장이 낮아 한 자세로 참선하려면 온몸의 근육을 스트레칭으로 풀어주어야 했을 것이다. 그 스트레칭이 이어져 내려와 오늘날 골굴사의 선무도(禪武道)로 발전한 것은 아닌지 상상해 봤다.
암반 끝부분에 새겨진 거대한 마애여래좌상은 풍화와 침식 작용에서 보호하려고 덮개를 세웠다. 바위와 어울리지 않았지만, 꼭 필요한 시설이다. 옛 승려들은 바위벽에 조각까지 할 수 있었으니, 재주가 탁월했나 보다. 거기다 돈 받고 하는 것이 아닌 혼신의 정성을 다했으니 저렇게 아름다운 불상을 조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답사 다니면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점이 성심성의였다. (202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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