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호 유람선을 타고

2024. 10. 22. 08:20여행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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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호 유람선 타려고 이른 점심을 먹었다. 서둘러 장회나루*에 도착하니 오후 한 시. 나루는 비교적 한산했다. 유람선의 신나는 앰프 소리가 허공으로, 드넓은 호수 위로 음표를 날려댔다. 호수의 탁 트인 풍광이 거침없는 기개를 느끼게 했다. 승선 명단은 버스 안에서 작성한 데다가 표를 예매해 둔 터라 느긋하게 유람선에 올랐다. '구담호' 유람선 정원이 299명인데 반을 채웠을까? 한 시 이십오 분, 유람선이 출발했다.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가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 가사가 재밌고 가락이 신났다. 뇌쇄적 리듬에 어깨가 절로 들먹인다.

충주호는 충북 충주·제천시와 단양군 등 3개 시군에 걸쳐 저수 면적 97.2㎢의 인공호수다. 1985년 충주댐 건설로 생겼다. 장회나루에서 운행하는 유람선은 구담봉과 옥순봉, 옥순대교를 왕복했다. 감상하기 좋은 선수에 서서, 구수한 목소리의 선장이 절경을 설명할 때마다 고개를 좌우로 돌려가며 숨겨진 비경에 넋을 놓는다. 구담봉은 기암절벽의 암형이 보는 방향에 따라 버섯이나 거북을 닮았고, 옥순봉 기암은 마치 대나무 싹처럼 아름다워 소금강이란 별칭을 얻었다. 석양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어서 맞은편 옥순대교 팔각정에 사진작가들이 늘 몰려든다고 귀띔했다. 그런데 호수 이름이 세 개라고 했다. 지역에 따라 충주호, 청풍호, 단양호로 불리고 있었다. 실제로 옥순대교를 넘어서니 '청풍호' 초대형 글자가 제천시 호숫가에 꾸며져 있었다. 명분인지 욕심인지 기초자치단체별로 주장이 심한 모양이었다. 장회나루에 돌아오니 오십여 분이 후딱 지났다. 아쉬웠다.

유람선에서 내리니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노래 가사처럼 "이게 누구십니까"다. 오백여 명은 훨씬 넘을 수많은 인파가 오와 열을 맞추어 유람선을 타려고 대기 중이었다. 엑소더스 행렬 같았다. 숫자가 적힌 목걸이를 달고 있어 "이게 뭐지?"라는 놀라움에 뒤늦게 사진 한 장조차 찍지 못한 것을 알아챘다.
"대체 어디서 온 사람들일까?" (2024.10.20.)

* 충주호 유람선: 1인당 19,000원, 1시간 정도 소요. 경로 할인 없음. 13인승(소니호)은 25,000원.

충주호 장회나루(일부)
구담봉
구담봉 버섯(남근) 바위
거북 바위는 버섯 바위와 같은 바위로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이 달랐다.
구담봉
충주호 유람선(구담호, 정원 299명)
충주호 만수 표지판, 최고 수위 115m 정도.
충주호를 가로지르는 옥순대교
출렁다리
옥순봉
구담봉
옥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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