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육돈, 식도락

2024. 7. 25. 08:52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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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넷이 <식도락>에서 만났다. A는 넥타이를 맸고, B는 오른손에 깁스해 나타났다. C는 운동모자를 썼고 D는 티셔츠를 입었다. B는 일꾼을 도와주다 엄지가 골절됐다고 했다. 오늘은 C가 세월이 흐를수록 소식이 뜸해져 가니 얼굴이라도 보여달라며 소집했다.

제주 육돈만 취급하는 <식도락>은 밥도 팔고 술도 파는 골목 맛집 식당. 작지만 위생적인 관리로 지자체로부터 '안심식당'에 지정됐다. 두껍게 썬 고기는 고소하고 기름진 데다, 솥뚜껑에 얹어주는 김치, 콩나물, 고사리와 함께 구워 먹으면 일품이다. 오겹살, 목살, 항정살이 나오는 모듬한판(400g)은 상호 이름 식도락답게, 같은 돈육이라도 여러 부위 맛을 즐기며 입맛을 다실 수 있다. 여러 가지 밑반찬 중에 생소한 것은 생달걀 노른자를 올린 파 겉절이였다. 비릴 것만 같았는데 맛이 괜찮았다. 무엇보다 고기를 주인이 직접 구워주니 먹는 데 전념할 수 있다. 식당은 음식 맛이 제일이지만, 주인과 종업원의 친절도 한몫한다.

벽에 붙은 PR 사진에 1999년부터 개업해 총 25년 경력이고, 현재 자리로 이전한 지는 육 년 됐다. 서귀포 1등급 암퇘지와 군위 농산물로 영업한다고 써 놨다. 서빙하면서도 서글서글한 웃음을 잃지 않은 주인 부부의 밝은 표정이 진솔해 보였다. 모듬을 두 판 먹고 술이 남아 일 인분을 추가했다. 음식을 가져온 여주인에게 A가 카드를 건넸다. 막잔을 마시고 일어났다. 잡담이 더 남았는지 B가 커피라도 한잔하자며 앞을 끌었다. A, C, D는 좋아, 좋아하면서 뒤를 따랐다. (2024.7.19.)

* 영업시간: 11:30~22:00 - 일요일 휴무
* 휴게시간: 14:30~16:30
* 제주 돼지고기 전문, 주차 불가.

수성구 수성로74길 8, 식도락
생달걀의 노른자를 얹은 파 겉절이
주인의 손님 대하는 정성이 담긴 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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