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참가자미회, 물회

2024. 7. 23. 07:10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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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폭염경보가 발령된 데다 지자체의 안전 문자가 날아들었다. 오늘은 염소 뿔도 녹는다는 대서(大暑)다. 24절기의 12번째로 한여름 가운데 제일 덥다는 날이다. 중복도 코앞이라선지 대프리카는 진짜 덥다. 이때쯤이면 세시풍속으로는 삼복더위를 피해 물가를 찾아가 옻개나 구탕(狗湯)을 끓여 먹거나 삼계탕으로 더위에 지친 원기를 회복하기도 했다. 요즘은 시대가 좋아 -야외 현장을 제외하고는- 온종일 에어컨 아래 지내 더위를 실감하기 어렵다. 심지어 대중교통조차도 서늘하니 삼복더위 몸보신은 옛말이 돼 간다.

여름철에는 이열치열이 건강에 좋다지만 아직 찬 것을 즐긴다. 냉칼국수나 냉면, 냉콩국수는 차가우니 더위가 가시는 느낌이다. 성질이 찬 물회도 더위 해소에 일가견 있는 먹거리다. 물회는 채를 썬 여러 채소와 양념을 함께 물에 넣어 버무려 먹는 요리로 어부들이 배에서 조업하는 바쁜 시간에 빨리 먹으려고 개발한 음식이다. 후루룩 마실 수도 있는데 요즘은 따로국밥처럼 물 따로 회 따로다. 취향에 따라 회덮밥으로 비벼 먹거나 물을 부어 먹는다. 물 대신 살얼음으로 시원한 맛을 높인 업소가 많다.

점심때 존경하는 선생님과 물회를 먹었다. <울진 참가자미회> 식당은 맛이 한결같다. 싱싱한 회 맛을 보증하는 선주(船主)가 주인이어서 늘 손님이 붐빈다. 물회는 고추장과 살얼음 두 종류인데 고추장 물회를 주문했다. 직접 차가운 살얼음보다 은근히 시원한 것을 선호한다. 도다리와 가자미의 싱싱함과 별로 맵지도 않으면서 찰진 고추장 맛이 식욕을 당긴다. 먹다가 목이 메면 회를 뜨고 남은 서덜로 끓인 매운탕의 따끈한 국물이 해소해 준다. 기회가 되면 고추장을 얻어와 집에서 한번 비벼 먹고 싶다. (2024.7.22.)

물 없는 고추장 물회(25,000워)
빛깔만 봐도 맛있을 것 같은 고추장.
고추장 세 술을 넣어 비빈 상태.
수성구 들안로 297 (수성동2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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