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꾸미볶음으로 장도 기원

2024. 4. 12. 11:51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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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이 여행 가는데 장도(長途)를 기원하는 의미로 저녁을 샀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데 집사람 왈 "걷기 운동할 겸 주꾸미 먹으러 갑시다"라고 청했다. 값 싸고 맛있는 식당이다. TV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출구 조사 발표를 시청한 후 <만복이 쭈꾸미 낙지볶음>에 걸어갔다. 저녁때라 대기 손님이 있었다. 호출 번호를 받아 대기하다가 입장하고, 음식을 주문하고 또 기다려야 했다. 좌석에 앉아서, 드나드는 손님과 테이블을 말끔히 치우는 종업원의 모습들이 흥미로웠다. 모두 표정이 밝고 행복해 보였다.

여러 명의 종업원이 베트남 사람 같아 보였다. 엑센트가 달랐으나 표정이 선하고 친절했다. 반찬을 담고, 나르는 역할이 구분돼 있었다. 바쁘게 서빙하다 보면 시끄럽게 소리가 날 뻔도 한데 조용조용 주의를 기울인다. 일 처리를 잘하는 걸 보니 뜬금없이 업주가 잘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은 가장이, 회사는 사장이 잘해야 소위 잘 돌아가는 것 아닌가. 장사가 하도 잘돼 의자 개수를 슬쩍 세어 보았다. 112개였다. -4인용 탁자에 2명 앉아있는 것을 감안한다고 해도- 엄청난 수입이겠다. 밥 한 끼 먹는데 별의별 생각이 다 났다. 순한 맛으로 하려다 보통 맛을 주문했더니 조금 매콤했다. 집사람이 나보다 잘 먹어 만 원짜리 저녁이지만, 한턱내는 맛이 났다. (2024.4.10.)

경산시 경산로 185(옥산동)
홀에서 앉아 바라본 주방 모습(일부).
주꾸미볶음(보통 맛)
월요일 휴무, 화~일 영업 10:30~21:30



매콤한 주꾸미볶음(2024.1.6.)

 

주꾸미는 서해안에서 군 복무를 한 덕분에 일찍이 그 맛을 알았다. 처음에는 낙진가 문어 새낀가 헛갈렸지만, 그리 궁금해하지 않았다. 한때는 삼겹살과 조합해 ‘쭈삼’으로 인기 끌었다. 요리로는 볶음이 선호도가 높다. 별미로 라면 끓일 때 주꾸미를 넣어 먹기도 한다. 대부분 사람이 쭈꾸미라고 부르지만, 쭈꾸미는 된소리이고 주꾸미가 표준어다.
집에서 가까운 <만복이 쭈꾸미 낙지볶음>에 갔다. 몇 년 만에 갔더니 조금 넓은 옆으로 이사해 있었다. 주차장이 넓고 손님들도 꽉 들어차 명실공히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낙지 메뉴도 있었으나 이(齒)가 튼튼하지 않아 육질이 부드러운 주꾸미볶음을 순한 맛으로 주문했다. 철판에 미나리와 버섯, 파를 깔고 양념한 주꾸미가 올려져 있어 맛나 보였다. 종업원의 “손대지 말라. 익으면 비벼주겠다.”라는 말이 아주 친절하게 들렸다. 볶음은 숯 냄새가 향긋 나면서 감칠맛이 깊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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