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11. 20:13ㆍ입맛
오늘은 양력 4월 11일, 음력 삼월 초사흗날로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삼월 삼짇날이다. 삼월삼질이라고도 한다. 지금은 사라진 속절*이지만, 옛날에는 각종 민속을 행하면서 들판에 나가 꽃놀이를 하고 새로 움튼 풀을 밟으며 봄을 즐겼고 각 가정에서는 떡을 해 먹었다.
찹쌀가루를 반죽해 진달래 꽃잎이나 대추를 붙여서 기름에 지져 먹으니 이를 '화전(花煎)'이라고 했으며, 녹두 가루를 반죽해 익혀서 가늘게 썰어 오미자 물에 넣고, 꿀을 타고 잣을 넣어 먹으니, 이것이 ‘화면(花麵)’이었다. 더러는 진달래꽃을 꺾어다가 녹두 가루와 반죽해 만들기도 하며 붉은색으로 물들이고 꿀물로 만들기도 했는데 ‘수면(水麵)’이라고 했다. 흰떡을 해 방울 모양으로 만들어 속에 팥을 넣고, 떡에다 다섯 가지 색깔을 들여 다섯 개를 이어서 구슬을 꿴 것같이 한다. 작은 것은 다섯 개씩이고, 큰 것은 세 개씩으로 하는데, 이것을 ‘산떡[馓餠]’이라고 했으며 찹쌀과 송기와 쑥을 넣어서 떡을 한 것은 ‘고리떡[環餠]’이라고 했다. 삼짇날, 부드러운 쑥잎을 따서 찹쌀가루에 섞어 쪄서 떡을 만들어 먹으니, 이것을 ‘쑥떡’이라고 한다. (민속문화대백과사전 요약)
한창 등산을 다닐 때는 삼짇날이 아니라도 진달래꽃 철이 되면 -산에서 화기를 단속하기 전에는 버너로- 화전을 부쳐 먹기도 했고, 매년 진달래 축제에 들러 화전을 얻어먹기도 했다. 지금도 쑥떡은 만들거나 자주 사 먹기도 하지만, 화면, 수면, 산떡, 고리떡은 아직 먹어보기는커녕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옛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면 잃어버린 세시풍속을 되찾는 데도 문화적인 효과가 있을 것 같다.
* 속절(俗節) : 제삿날 이외에 철이 바뀔 때마다 사당이나 조상의 묘에 차례를 지내는 날. 설, 대보름, 한식, 삼짇날, 단오, 추석, 중양, 동지 따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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