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27. 16:08ㆍ입맛
이른 저녁 시간이었지만, 친구가 <옥성루>에서 만나자고 했다. 옥성루는 도시철도 3호선 수성시장역에서 동쪽으로 사백여 미터 떨어진 스타벅스 대구수성동점 옆 골목 안에 있었다. A와 B가 먼저와 있었다. 홀이 옛날 영화 세트장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A가 한국인 중국집으로 맛집 소문났다면서 양장피를 주문하면서 이과두주 작은 병도 함께 시켰다. 앉은 좌석 벽에 중국의 관우 액자가 걸려있었다. 관우는 의자에 앉았고 장비와 유비는 서 있다. 관우는 죽은 후 중국인의 神이 됐다.
양장피가 하얀색 대형 접시에 담겨 나왔다. 여러 가지 채소와 해산물을 넣은 요리는 푸짐하고 색깔이 화려했다. 양이 많은데 대·중·소 구별이 없었다(48,000원). 이 큰 것을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었다. 양장피(兩張皮)는 전분 피(皮) 두 장(兩張)을 겹쳤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식감이 해파리 맛과 비슷하다. B가 한 손에 위생 장갑을 끼고 겨자를 붓고 조심스레 버무렸다. 함께 나온 이과두주 작은 병이 고목의 매미처럼 보였다. 술을 한 모금씩 마시다 보니 그 많은 양장피가 셋의 뱃속에 다 들어갔다. 배가 불렀는데도 유니짜장을 하나 추가해 나누어 먹으니, 벨트를 늘이지 않을 수 없었다. 양장피는 맛있었고 유니짜장은 조금 달았다.
옥성루 인근의 사무실이 있는 A는 점심때는 대기 손님이 줄을 선다면서 재료가 신선해 맛은 기본이고 양도 푸짐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특히 짜장, 짬뽕은 기본이고 볶음밥, 탕수육, 양장피를 찾는 손님이 많다면서 주차장 없는 것이 흠이라고 덧붙였다. (2024.3.21.)
- 영업 시간: 11:50~20:00
-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 정기 휴무: 매주 월, 화
- 전화 번호: (053) 763-4807
- 주차 여부: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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