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처음 먹은 옥수수밥
2024. 2. 22. 23:52ㆍ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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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운문사에 바람을 쐬러 갔다. 주차장 입구의 도로변 노점에서 묵은 나물과 말린 버섯, 가지 고지, 시래기, 감말랭이, 옥수수 따위를 진열해 팔고 있었다. 집사람이 차에서 먹으려고 삶은 옥수수 한 묶음을 샀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네 개가 오천 원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하나를 부러트려 나눠 먹었다. 부드러운 줄 알았는데 덜 삶긴 듯 단단해 씹기에 부담스러웠다. 삶은 지 오래돼 수분이 빠졌다.
집에 돌아와 남은 세 개의 옥수수에서 알갱이를 분리해 냈다. 냄비로 쪘다. 쪄도 여물기는 마찬가지여서 다시 물에 삶았다. 단단하기가 매한가지였다. 버리기 아까워 밥에 넣어 먹기로 했다.
밥을 안칠 때 조금 넣었다. 밥이 잘 됐다. 전기압력밥솥에 옥수수가 물러졌다. 매일 해 먹는 잡곡밥에다 섞었지만, 옥수수밥인 셈이다. 알갱이가 씹히는 맛도 있어 밥과 제법 어울렸다. 밥솥 한쪽으로 몰아넣은 알갱이는 따로 퍼서 저녁에 TV를 시청하며 간식으로 먹었다. 삶은 옥수수의 변신으로 괜찮은 먹거리가 됐다. 아직 알갱이가 타파 통으로 한 도시락 남았다. 다음에는 옥수수 양을 늘여 밥을 지어야겠다. 옥수수밥을 자주 먹는다는 북한은 옥수수 품질이 남한보다 안 좋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런 데다 옥수수를 쌀보다 더 많이 넣는다니 생전 처음 옥수수밥 한 그릇을 놓고 별생각을 다 한다. (202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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