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한탄강 비경을 즐기다

2024. 2. 5. 18:08여행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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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과 물윗길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철원 한탄강은 2020년 7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됐다. 공원 구역 내 조성한 주상절리길은 강철 데크로 폭 1.5m, 총연장 3.6km로 협곡과 다채로운 바위 절벽의 잔도를 걸으면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물윗길은 한탄강의 주상절리를 강물 위에서 더 가까이 감상할 수 있는 트래킹 코스로 순담계곡에서 직탕폭포 구간 8.5km다. 강물 위에 부교를 설치해 매년 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주상절리길과 물윗길은 철원의 대표적인 겨울철 명소로 자리매김한 '느낌 있는 길'이다.

◇문의처 : 드르니 매표소 : 0507-1374-9825, 순담 매표소 : 0507-1431-2225, 물윗길 콜센터 033-455-7072.
◇입장료 : 성인 10,000원(철원사랑상품권 5,000원 증정), 경로 5.000원(철원사랑상품권 2,000원 증정), 철원군민 무료입장. 주상절리길과 물윗길은 각각 매표해야 한다. 입장료는 같다. (출처:  철원군 팸플릿 요약)

* 철원군(鐵原郡) : 강원도에서 가장 서쪽에 있고 郡의 북부로 휴전선이 지나간다. 경원선 월정리역의 녹슨 철도와 기차[철마는 달리고 싶다]가 보여주듯 남북분단의 흔적을 간직하여 있고, 철원 노동당사, 제2땅굴 등 국가안보 관광지로 손꼽히는 곳 중의 하나다. 궁예가 태봉국 철원성을 세워 태봉의 수도를 천도한 곳이기도 하다. 동쪽으로는 양구군 및 화천군, 서쪽으로는 경기도 연천군, 남쪽으로는 경기도 포천시, 강원도 화천군과 접하며 북쪽으로는 휴전선을 경계로 북한 철원군과 접해있다. 원래 한 지역이었으나 6.25 전쟁 이후 휴전선에 의해 분리되면서 남한령에 편입됐다. (출처: 나무위키에서 요약)



 지난해 가을부터 철원군*을 여행하고 싶었던 차에 한탄강에 가는 등산 버스가 있어 A형님과 함께 신청했다. 정각 여섯 시 대구에서 출발해 다섯 시간을 달려 철원군 갈말읍 군탄리 드르니 매표소 주차장에 닿았다. 버스는 주상절리길부터 걸을 사람들을 토해놓고 나머지 사람을 실은 채 순담 매표소로 떠나버린다. 하늘이 파랗고 대기는 입춘답게 봄날처럼 따뜻하다.

드르니 매표소에서 경로 입장료(5,000원)를 내니 철원사랑상품권으로 이천 원을 돌려준다. 철원에서 무엇에 쓰든 사용하라는 거니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정책이다. 주상절리길은 시점부터 종점까지 3.6km가 강철 데크로 설치돼 있었다. 대부분 교량이나 잔도여서 건설 비용이 엄청나게 투입됐을 것으로 보였다. 잔도는 폭이 넓고 튼튼해 스릴은 없었다. 나목 사이로 협곡 아래 한탄강이 한눈에 내려 보였다. 곧 나뭇잎이 무성해지면 시야가 막힐 것이다. 맞은편 협곡의 지형이 예사롭지 않았다. 유네스코에서 인정한 신생대 4기 용암류 지형이지 않은가. 데크 길에는 곳곳에 탐방객 쉼터와 안내원, 편의시설 등이 갖추어져 있어 감사한 마음이 느껴졌다.

어느새 주상절리길 종점에 도착해 물윗길로 내려가니 노란색 순담매표소가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 입장권을 사니 드르니 매표소와 같이 상품권을 주면서 파란색 종이 손목띠를 준다. 손목띠는 물윗길의 네 군데 출입구 통행과 셔틀버스를 무료 이용할 수 있는 표식이었다.

물윗길은 강물 위에 설치한 부교를 따라 걷는 길이다. 물살이 거칠거나 수심이 깊은 곳도 많았다. 수심에 따라 부교가 오르내리는 것 같았다. 부재를 보호하려고 아이젠과 스틱 사용이 금지돼 있었다. 부교를 걸으면서 강물 위에서 기암괴석과 주상절리를 자세히 볼 수 있도록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누굴까 궁금했다. 물윗길 코스에는 철원 9경 중 1, 3, 5, 8경 네 곳이 몰려있었다. 풍경은 걷는 것만으로는 영상에서 보는 만큼 느낄 수 없기에 꼼꼼히 살피는 정신이 필요하겠다. 철원이 북쪽에 위치해 적설량이 많고 추울 것으로 예상했으나 완전히 정반대 날씨였다. 산과 들, 잔도와 부교가 깨끗했다. 덕분에 편안히 걸으면서 한탄강 비경을 실컷 즐겼지만, 살짝 아쉬웠다. 어제 거금을 주고 산 아이젠을 펼쳐보지도 못했으니 말이다.

걷기를 마치고 철원사랑상품권을  태봉대교 인근 어묵집에서 막걸릿값으로 사용했다. 철원군수는 물윗길 아이디어 낸 사람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 주었는지 궁금한 느낌 좋은 하루였다. (2024.2.4.)


(운행) 
05:25 집 출발 06:00 등산 버스 출발(범어천 복개 도로) 08:00 괴산휴게소, 조식 09:45 남양주 별내휴게소
10:50 철원 드르니 매표소주차장 10:55 매표 및 주상절리길 시작 12:20 주상절리길 종료, 물윗길 이동 
12:26 물윗길 매표 및 시작(철원5경 순담계곡) 13:05 철윈1경 고석정 13:27 승일교 13:45 내대양수장 앞 중식 14:45 마당바위 15:05 철원8경 송대소 주상절리 15:24 태봉대교 15:30 철원3경 직탕폭포 15:38 현무암 돌다리 15:40 직탕유원지 2주차장 도착(탐방종료)

15:50 (월매막걸리)오뎅집 16:40 등산 버스 출발 18:22 마장 프리미엄휴게소 20:05 선산휴게소 20:50 대구 용산역 21:50 집 도착


주상절리길 입구인 드르니 매표소. 드르니는 들르다의 우리말로 궁예가 왕건의 반란으로 쫓길 때 이곳을 들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드르니 게이트부터 순담까지 강철 데크로 만든 3.6km는 13개 다리와 10개 쉼터, 3개 스카이 전망대가 있다. 데크에서 바라본 강은 흐르는 듯, 멈춘 듯 유유히 흐른다.
폭 1.5m 강철 잔도는 튼튼하고 안전해 아슬아슬한 스릴을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허공에 매달려 길게 이어진 장엄함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멀리서 보면 너무나 멋진 잔도는 보여주려고 만든 길 같았다.
한탄강 물줄기 중 가장 아름다운 계곡으로 기묘한 바위와 깎아내린 듯한 절벽, 하얀 모래밭이 자연적으로 형성됐다. 철원9경 중 5경이다. 물윗길 기점이자 종점이기도 하다.

50~100만 년 전 굳어진 용암은 기기묘묘한 형상을 만들었다.
고석정. 거대한 기암봉과 정자, 그 주변 현무암 계곡 일대는 철원1경이다.
부교는 여울을 따라 S코스로 이어졌다.
한탄강은 큰 여울의 강이란 뜻이다. 계곡이 깊고 여울이 커서 붙여진 이름이다.
승일교는 높이 35m, 길이 120m, 폭 6m로 공산치하인 1948년 절반 정도 건설 중 전쟁으로 중단됐다. 수복이후 나머지 구간을 건설해 1958년 준공했다. 남북 합작으로 완성한 다리라 하여 이승만 대통령의 승(承)자와 김일성의 일(日)자를 합쳐 승일교로 명명했다. 지금은 사람만 통행할 수 있다.
매년 1월 중순 열린 한탄강 얼음트레킹 축제의 흔적. 복주머니가 크다.
축제의 흔적 일부가 눈으로 남았으나 그 외에는 산야의 눈은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부교를 걸으면 물살에 출렁다리 걷는 기분이었다.
마당바위는 화강암 암반으로 마당처렴 넓고 평평하다. 산악 지대보다 강과 바닷가에서 많이 발견된다.
물윗길은 주상절리를 물 위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은하수교. 건너가려면 둘러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송대소는 현무암질 용암이 오랜 시간 침식되며 가파른 절벽과 주상절리를 형성했다. 절벽은 높은 수직 절벽으로 용암이 식으며 쪼개져 다각형의 기둥 형태를 보인다. 옆으로 기울어진 부채꼴 주상절리도 관찰할 수 있다. 철원9경 중 8경이다.
태봉대교. 번지 점프대가 설치돼 있으나 현재는 운영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한국의 나이아가라폭포라고도 불리는 직탕폭포는 길이 약 80m, 폭과 높이 3~4m 수직 폭포다. 폭포수의 떨어지는 힘으로 침식작용이 진행되어 폭포가 조금씩 상류 쪽으로 이동한다. 철원9경 중 3경이다.

현무암 돌다리. 27만 년 전 분출한 용암이 식어 태어난 철원 현무암은 제주도 현무암보다 더 까맣고, 더 단단하고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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