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모이기 카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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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모이기 카페의 목련을 보고
땅거미가 내려앉은 물베기 거리의 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릴 기세다. 그러고 보니 며칠 뒤가 입춘이다. 아직 추위가 강하지만, 입춘은 봄이 시작하는 날. 추위 속에 움트는 봄의 소리는 동풍이 불어 언 땅을 녹이고, 동면하던 벌레가 깨어나 움직이며, 물고기가 얼음 밑을 돌아다닌다고 한다. 올해 입춘 절입시간은 2월 4일 오후 5시 27분. 입춘 드는 날에는 봄 처녀가 제 오시고, 사람들이 봄을 송축하여 대문짝에 입춘첩을 써서 붙인다. 이번에는 나도 절입시간을 맞추어 현관문에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여덟 자를 붙여 늦복으로 삼고 싶다. (2024.2.1.)
2024.02.01 -
'물베기 골목'의 목련
스토리텔링 작가인 박** 씨, 수필가 김** 씨와 저녁을 먹었다. 반주도 곁들였다. 박 작가는 막걸리, 김 수필가는 음료, 나는 소주였다. 식당을 나올 때 안주가 남아 한 병 더 할까 말까 갈등하다 과감히 일어섰다. 얼마 전 박 작가에게 축하할 일이 있었다. 내 일처럼 좋아 전화했더니 인사 갚음으로 저녁을 샀다. 나도 타지 않은 적금 탔다며 쏘는 한턱 말고, 신바람 나는 일 생겨 호기롭게 한턱낼 수 있으면 좋겠다. 밥만 먹고 헤어지려니 섭섭해 가끔 들리는 '물베기 골목'의 한 카페에 갔다. 입구에 봄을 알리는 흰 목련이 벌써 벙글었다. 축하라도 하듯 하얀 손뼉을 쳐주는 것 같았다. 상단부에는 꽃이 활짝 폈고 하단부는 꽃망울이 촘촘해 내일이라도 곧 피어날 태세였다. 목련(木蓮)을 나무에 피는 연꽃이라 했다..
2023.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