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20. 00:43ㆍ입맛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겨울철인데도 대구는 눈이 거의 없다. 좋은 것 같기도 한데 아쉬운 마음도 든다. 눈을 보려면 도시를 벗어나야 가능하다. 눈 구경 가려고 대백프라자에서 등산화를 사서 나오니 점심때가 지났다. 11층 식당가에서 먹으려다 옥외 주차장의 <소소국밥> 집으로 갔다. 점심때가 지나 손님이 아무도 없어 혼자 먹기엔 마음 편했다.
소소는 소중한 건강, 소중한 한 끼의 줄임말이다. 이름처럼 건강에 좋은 황칠 가루를 넣어 국밥을 만든다. 나무 인삼이라 불리는 황칠나무의 껍질에 상처를 내면 황칠이라는 노란 액체가 나온다. 건강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다산 정약용 선생도 황칠은 보물 중의 보물이라고 했다.
소소 국밥집의 주메뉴는 돼지국밥과 순대국밥이다. 국밥(8,500원)에는 약간의 콩나물과 돼지고기가 빡빡하게 들었고, 고명으로 부추가 얹어있었다. 돼지국밥답지 않게 특유의 비린 냄새와 기름기가 없었다. 국물이 맑고 숟가락을 놓을 때까지 뜨거워 뒤 맛이 깔끔했다. 반찬은 셀프서비스로 몇 가지가 있었으나 깍두기만 가져다 놓았는데, 아삭하고 달짝지근한 맛이 좋아 두 접시나 먹었다. 느끼하지 않은 담백한 돼지국밥과 깍두기에 반한 점심은 혼밥을 잊게 했다.
나에게 맛집의 기준은 첫째는 적은 비용, 둘째가 맛이다. 비용이 많이 드는 고급 맛집은 이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접근이 쉬운 맛집이 진짜 맛집 같다. 대백프라자 옥외 주차장에 있는 소소 국밥이 바로 그런 집이었다. (202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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