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 장어의 전복장어탕

2023. 10. 7. 09:02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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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점심 먹는다. '남강 장어'는 대구에서는 가장 오래된 민물장어 식당 중 하나다. 속풀이에 좋을 시원한 국물 맛에 전복 장어탕을 주문했다. 탕은 국물 맛으로 먹는다. 오래 끓여 국물이 진하고 건더기도 푹 익어 씹기가 수월하니 소화도 잘된다. 장어는 스테미너 식(食)이라는데 거기다 바다 산삼이라는 전복까지 넣었으니 몸보신하는 거다.

몸에 좋다는 체험은 오래전 아들이 몸이 허약해 보여 시장에서 장어를 사 달여 먹인 적이 있었다. 한 달 정도 먹였더니 먹기 전보다 보약 먹은 듯 꽤 건강했다. 얼마 전에는 집사람이 갑자기 어지러워 일어서지 못했다. 병원에서 이석증이라고 했다. 치료를 받아 호전되었지만 무리하거나 고개를 숙이게 되면 재발하곤 한다. 지인이 특효 약방문으로 장어와 성질이 비슷한 미꾸라지 진액을 추천했다. 긴가민가하면서 몇 박스 조제해 먹는 중이다. 영양이 풍부해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도 온기를 북돋우어 허약체질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이석증에도 효능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음용하니 컨디션이 좋아지는 듯하다. 미꾸라지가 스몰 장어인 듯 싶다.

뚝배기에 담겨나온 전복 장어탕은 펄펄 끓는 뜨거운 국물이 일품이었다. 후후 불어먹는데 땀이나 보약 먹는 기분이 들었다. 뜨거우나 시원하고, 보기와 달리 뒷맛이 깔끔했다. 건더기로 든 전복 두 개는 깜찍해 한 입 거리에 알맞았다. 식사를 마칠 즈음 친절한 종업원이 후식으로 수정과를 내놓았다. 뜨거운 국물을 먹은 뒤 차가운 수정과가 입안을 개운케 했다. 종업원이 눈치까지 빨라, 우리가 용무 없이 할 말 많은 자(者)인 줄 미리 알고 아메리카노까지 빼 왔다. 장삿집의 손님들 평가는 삼 할이 일하는 사람에게서 나오지 싶다.  (2023.10.4.)

서대구로 36 (내당동)
식당 입구.
내부 일부.
뜨겁게 끓었는데 그림이 시원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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