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3. 08:32ㆍ입맛
청춘일 때 만나 불고가사하며 동고동락했던 동료들이 은퇴 후 1주일에 한 번 만나 점심을 먹는다. 오랜 세월을 보내면서 서글펐던 일보다 기뻤던 일이 더 많았던 소중한 사람들이다. 식대는 무얼 먹든지 더치페이한다. 개인 용무가 있으면 오지 않아도 되고 좋은 일이 있을 땐 한턱내기도 한다. 한턱도 부담되지 않도록 분에 넘치지 않으니 서로 마음이 편하다. 은퇴하면 현역 때만큼 자주 만나지 못한다. 친밀했던 사람도 오가는 정이 뜸해지면 시나브로 소원해지는 경우가 더러 생긴다. 주일에 한 번씩 만나니 친밀도가 유지되고 타인의 최근 소식도 듣게 돼, 가끔은 자칫 놓칠 수 있는 경조사도 참여해 체면을 지킬 수 있다.
오늘은 한 사람이 생신을 맞아 한턱냈다. 가려던 국숫집에서 낮에는 수육을 하지 않는다기에 단골 중식당으로 바꿨다. 국숫발이나 중식당의 면(麵)은 장수를 상징해 생일날 많이 찾는다. 면발이 길수록 선호도가 높은 이유가 오래 살라는 기원의 의미다. 중식당 차이나타운의 가장 인기 메뉴인 유니짜장과 양장피로 장수를 축원했다.
유니(肉泥)짜장은 일반 짜장면과 달리 재료를 다지거나 갈아서 조리하기에 더 부드럽고 고소하다. 조리가 번거로워 식당에 따라 2인 이상 주문해야 하는 곳도 있다. 여러 가지 채소와 해산물을 넣고 겨자로 맛을 돋운 양장피도 짜장면처럼 한국식 중국 요리다. 전분으로 만든 피(皮) 두 장(兩張)을 겹쳐 조리한다고 양장피다. 피의 식감이 해파리 맛과 비슷하다. 식당에 따라 진짜 해파리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차이나타운에서는 전분으로 만든 피였다. (2023.8.31. with: 목식회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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