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1. 07:42ㆍ입맛
비가 그쳤다. 시내에서 석양배 약속이 있어 나갔더니, 옛 중앙파출소 앞 광장에서 진○당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모인 사람들은 손팻말을 들고 앉았거나 일부는 빙 둘러섰고, 여성 연사가 쪽지를 읽어가며 성토 발언하고 있었다.
친구 가게에 도착하니 ○형님이 먼저 오셔서 친구와 바둑을 일곱 판째 두고 있었다. 선수(先手)인 형님에게 마지막 판만 이기면 다 이긴 거나 마찬가지라며 훈수했지만, 애석하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바둑판에 놓인 까만 돌과 흰 돌이 마치 작금의 찬반 투쟁의 상징처럼 보였다. 돌을 거두고 나니 바둑판이 훤히 비었다. 가게 셔터를 내리며 친구가 횟집에 가자고 했다. 대개 비가 오면 횟집을 기피하는데 괜찮겠느냐고 했는데 막상 횟집에 들어가니 거의 만석이었다. 이 집에서 한 번도 앉지 않은 출입구 앞 좌석에 앉아야만 했다.
TV를 켜니 첫 뉴스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소식이다. 국내 여론은 여당 대 야당, 국제적으로는 한·미·일 대 북·중·러로 여론이 딱 갈리니 헷갈린다. 한때 광우병 거짓 선동에 국론 분열된 안타까운 경험이 있었는데… 오염수는 설마 그렇지 않겠지. 국민 건강을 염려해 목소리를 높이는 분들은 정말로 자기네는 생선을 먹지 않을는지 은근히 궁금해진다.
가성비 맛집 '미원회초밥'에는 손님들이 회뿐만 아니라 쓰키다시까지 싹 비우니 원전 오염수와는 무관한 듯 보인다. 아직 우리나라 해역에 아무 영향이 없기에 우리도 걱정 없이 먹고 마시며 석양배를 즐겼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생선을 계속 먹을 수 있는지, 시원스레 밝혀 결론나면 좋겠다. 요즘 시끄러운 정가 모습이 마치 바둑돌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23.8.30. with: 순○형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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