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명가 할매칼국수

2023. 7. 27. 16:03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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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밖으로 나왔다. 그늘막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차들을 우두커니 바라본다. 태양을 피해 있어도 이마와 콧잔등이 간질간질하다. 가만히 있어도 땀방울이 송송 맺힌다. 매미 한 녀석이 매앰 소리를 시작하자 신호인 듯이 일제히 울어댄다. 어찌나 시끄러운지 귀청이 찢어질 것 같다. 그러다가 일시에 뚝 그친다. 적막강산이다. 그것도 잠시, 떼창은 멈추지 않고 이어진다.

연예인처럼 멋있는 朴 작가 전화를 받았다. 몇이 모여 술도 마시고 칼국수도 먹잔다. 심심하던 차에 즉시 오케이하고 약속 시각 되기만 기다렸다.
단골집 '할매칼국수'에서 넷이 만났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모님이 웃지도 않고 "어떻게 오셨냐?"고 묻는다. 오랜만이라고 길손 대하듯 한다. 서운함의 표현에 함박웃음을 건넸다. 희끗희끗한 머리카락과 수염에 흰 털이 섞여서 품위를 더하는 박 작가와 단정한 鄭 선생과 金 선생을 만났다. 지난달에 한 번 뵀지만, 대화를 나눌 여유가 없었다. 정 선생은 맥주, 박 작가는 막걸리, 김 선생은 사이다, 나는 소주를 놓고 달도 보고 별도 따는 소설 한 편을 엮는다. 수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무슨 말을 듣고, 어떻게 말했는지 별빛처럼 가물거린다.

'할매칼국수'는 국수 명가다. 칼국수, 잔치국수, 칼냉국수, 비빔국수 등 국수 마다 별미를 지니고 있다. 곁들여 나오는 보리밥 한 공기도 특별하다. 반주를 즐길 때 구미를 돋우는 얇게 부친 배추전과 어슷썰기한 돼지고기, 싱싱한 안동 문어도 일미 중의 일미다. 언제나 찾아가도 물리지 않는 맛집이다. 오늘은 젊은 연인들이 많았다. 손님 세대교체가 일어나는 중인 것 같다. 좋은 징조였다. (2023.7.26. with: 동호인 3명)

할매칼국수 / 명덕로38길 14
2차, 그저 모으기 커피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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