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포회수산 물회로 복달임
2023. 7. 22. 09:04ㆍ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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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이다. 예전 복날에는 더위를 물리치려고 개장(狗醬)을 먹었다. 오행으로 보면 복날은 불(火)이 쇠(金)를 녹이는 날이다. 금의 기운이 왕성한 개고기를 먹어 부족해진 쇠를 보충했다. 그래야 더위로 허해지는 심신의 균형을 바로 세울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한다. 요즘은 사라진 세시풍속이다.
붕우와 복달임하려고 점심때 후포회수산 식당에 갔다. 소문 난 맛집이어선지 주차장은 벌써 차들이 꽉 들어차 있고 홀에도 삼계탕집처럼 만석이다. 출입구 앞의 하나 남은 빈자리에 앉았다. 손님이 많으니, 식당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회는 종류가 많았다. 종업원에게 내용물을 알아보고 주문했다. 물회가 커다란 놋그릇에 먹음직스럽게 담겨 나왔다. 주홍빛의 살얼음 육수, 채를 친 배와 오이 위에 문어, 전복, 모둠물회가 봉긋 담겼고 김과 새싹 야채가 고명으로 올려졌다. 밑반찬 외에 국수사리와 매운탕까지 나왔다. 국물을 한 숟갈 떠먹으니 차가우면서 시원하고 달큰하다. 젓가락으로 해산물과 채를 버무려 한입 넣으니 부드럽고 고소하다. 얼얼해 천천히 먹었다. 물회를 먹는 동안 밑반찬에 손 갈 여유가 없었다. 그것들은 밥을 먹으면서 반찬으로 먹기에 알맞았다. 후식처럼 먹어도 입맛 다시기 좋도록 간간했다. 복날에는 이열치열이 상수라는데도 나는 에어컨 빵빵한 곳에서 먹은 차가운 물회에 마력을 느꼈다. 붕우에게서도 같은 느낌을 받은 중복이었다. (2023.7.21. with: 홍짱, 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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