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의 잡동사니 정리

2023. 6. 26. 07:11일상다반사

728x90

호야 부부와 청도 농장에서 일손 돕기 했다. 남정네는 잡동사니를 정리하고, 최 여사가 고구마 순 자르기를 했다. 순 자르기 시기가 늦었다며 장마가 온다고 서둘렀다. 고구마도 순 자르기를 해야 알이 굵어진다니 최 여사 손길이 바로 비료다.

얼마 전, 축대를 쌓으면서 굴삭기로 고구마밭 옆 울퉁불퉁한 땅을 평평하게 골랐다. 그곳으로 사과밭에 둔 목제 팔레트*와 고무호스, 파이프 등 어쩌면 이제 잡동사니가 된 도구들을 옮겼다. 고춧대까지 자리를 옮기니 땀에 흠뻑 젖는다. 블루베리 농장을 넘긴 후 도울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노동의 끝이 없다. 농촌에 젊은이가 살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겠다.

일을 마치자 호야가 흐르는 땀을 씻느라 등목했다. 최 여사가 남편 등에 차가운 지하수를 끼얹자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한바탕 웃음소리에 애정이 영근다. 한여름 더위를 가시게 하는 고전을 오랜만에 목도한다. 샤워 시설이 대중화된 후 등목이 사라진 듯하다. 사라진 것들은 어느 순간 다시 그리워진다. (2023.6.24. with: 호야 부부, 인산)

* 팔레트(pellet): 영어 표기법으로 '펠릿'이고 프랑스어 표기법에 따르면 '팔레트'로 쓴다. 국립국어원은 '팔레트'를 '갤판'으로 순화하도록 하지만, 널리 쓰이므로 허용했다. '화물 운반대'나 '돗짚자리' 또는 '다다미'로 순화한다.

고구마밭
빈터 고르기
목제 팔레트, 고무호스, 고춧대 이동
비탈면의 단에는 철근과 파이프 정돈
최 여사표 콩국수 점심
최 여사가 남편 등목을 해준다.
꽂나무에 재미나게 물주기, ㅎㅎ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구나무를 보고  (0) 2023.06.29
못나도 잘난 듯이 산다  (0) 2023.06.26
자화상  (0) 2023.06.25
요양병원에 가게 되면  (0) 2023.06.23
둥지섬의 가마우지  (0) 2023.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