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술, 식초 물
2023. 6. 17. 09:11ㆍ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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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저녁을 먹으려고 이따금 들르는 초밥집에 갔다. 이모들이 살갑게 반겨준다. 생선회를 주문하니 구미에 맞는 쓰키다시가 여럿 나왔다. 젓가락질하다가 친구가 불현듯 생각난 듯 소주 한 병을 시켰다. 내가 "못 먹는다"라고 하자 취소했다. 친구는 평소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 내가 최근 임플란트 치료하는 것을 아는데도 생선회가 있으니 깜박한 것이다.
음식을 조금 더 먹다가 친구가 이모에게 식초를 달라고 부탁했다. 간장에 첨가해 맛을 내려는 것으로 알았는데, 친구는 그것을 글라스에 부어 물과 희석해 두 잔을 만들어 건배하자고 했다. 애주가인 내가 생선회를 앞에 두고 맹숭맹숭하니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친구의 세심한 배려에 난생처음 식초 물로 불콰해졌다. 그 맛이 마오타이주보다 향기로웠다. 감미로운 저녁 시간이었다. (2023.6.15. with: 정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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