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장항리 서 오층 석탑

2025. 1. 7. 00:11여행의 추억

728x90


* 慶州 獐項里 西 五層石塔
* 국보
* 현지 안내판(요약)
석탑은 주변에서 산출되는 연분홍색을 띤 밝은 화강암으로 만들었다. 원래는 동서로 세워진 쌍탑이었으나 동탑은 받침돌도 없이 1층 몸돌과 5층까지의 지붕돌만 남았고, 서탑은 원형에 가깝게 복원되었다. 전형적인 신라 석탑의 양식을 따르면서 층수가 5층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몸돌과 지붕돌을 각각 하나의 돌로 만들었고, 1층 몸돌의 네 면에는 직사각형의 문과 문 양쪽에 금강역사상을 새겼다. 각 층의 처마 끝에는 풍경을 달았던 구멍이 2개씩 남아 있다. 탑 꼭대기에는 머리장식을 받치는 받침돌인 노반만 남고 나머지 부분은 모두 없어졌다.
1923년 4월 사리를 훔치려고 광산의 폭약으로 석탑과 석불을 폭파하는 사건이 있었다. 1932년에 서탑만 원래의 자리에 복원되었고, 불상은 국립경주박물관 야외 전시장으로 옮겨졌다. 장항리 서 오층석탑은 전체 비례가 아름답고 조각 기법도 우수하여 8세기의 걸작품으로 평가된다.

동탑
서탑


* 답사 노트 : 해맞이하고 장항리 서 오층 석탑을 보러 갔다. 한수원 본사로 꺽어들어 한적한 불국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언덕바지쯤 '장항리 사지' 팻말이 나타났다. 공터에 차를 세우고 내리니 황량한 겨울 풍경에 산바람이 매섭다. 장항리의 獐이 노루 장인 글자답게 깊은 골짝임을 알겠다. 계곡 건너 산비탈에 석탑이 숨은 듯 모습을 살짝 내밀었다. 찬바람을 맞으며 가물가물한 석탑을 바라보다가 옷깃을 여미어 언덕바지를 내려갔다. 탑정천 계류에 덱 구름다리가 놓였다. 어디서 내려오는지 계류에 물이 철철 흐른다. 겨울 가뭄이 무색했다. 다리를 건너 미끄러운 된비탈을 올랐다. 올라올 때는 예상치 못했는데 절터는 절벽 위였다. 그 아슬한 너른 터에 두 거탑이 섰다. 하나(서탑)는 거인이고 하나(동탑)는 난쟁이를 연상시킨다. 친근한 듯 우람한 탑이 낯선 듯도 했다. 두 탑의 사면에는 각 면에 감실을 상징한 문 모양의 좌우로 금강역사 상을 2구씩 조각했다. 보기 드문 아름다운 탑이었다. 8세기 탑이라기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조각이 생생했다. 탑을 바라보면 그때 석공들의 열정과 숨결이 아직도 탑에 배 있는 것 같았다. 어루만지고 싶었으나 감히 손댈 수 없었다. 절 이름을 알 수 없는 절터는 금당 터와 기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번영했을 옛 가람이 바람과 함께 사라졌듯이 마른 잡초 위로 살을 에는 찬바람이 훑고 지나갔다. (2025.1.3.)

'여행의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주 서악동 삼층석탑  (0) 2025.01.09
경주 천군동 동, 서 삼층 석탑  (0) 2025.01.08
경주 남사리 삼층 석탑  (0) 2025.01.06
경주 효현동 삼층 석탑  (0) 2025.01.05
문무대왕의 바다 일출  (0) 2025.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