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 성당 종소리
2024. 10. 24. 07:45ㆍ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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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 월례회 가는 길에 계산 성당 종소리를 들었다. 하느님이 생각나야 할 텐데 송찬호 시인이 생각났다. 나는 왜, 어머니 생전에 종소리를 선물할 생각을 못 했을까. 종소리를 보자기에 쌀 수 있는 것을 알고 나니, 안 계신다. 독실한 불자였었는데 성당 종소리에 생각나다니…. 아직도 도리를 제대로 못 하는가 보다. (2024.10.21.)
모란이 피네 / 송찬호(1959~)
외로운 홑몸 그 종지기가 죽고/ 종탑만 남아 있는 골짜기를 지나/ 마지막 종소리를/ 이렇게 보자기에 싸 왔어요// 그런데 얘야, 그게 장엄한 사원의 종소리라면/ 의젓하게 가마에 태워 오지 그랬느냐/ 혹, 어느 잔혹한 전쟁처럼/ 그것의 코만 베어 온 것 아니냐/ 머리만 떼어 온 것 아니냐,/ 이리 투정하신다면 할 말은 없지만// 긴긴 오뉴월 한낮/ 마지막 벙그는 종소리를/ 당신께 보여주려고,/ 꽃모서리까지 환하게/ 펼쳐놓는 모란보자기
시집 《분홍 나막신》(문학과지성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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