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입국

2024. 10. 17. 07:03여행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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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와 대마도 패키지여행을 왔다. 출발 전 이틀 동안 비가 내리는 바람에 스케줄이 걱정됐는데 다행히 그쳤다. 새벽 5시 집사람이 운전해 집결지까지 데려다줬다. 예약 버스를 타고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하니 옛 직장 친구가 함께 타고 있었다. 새벽 탈 때는 몰랐는데 내리고 나서야 만났다. 얼마나 반가운지 혼이 나간 줄 알았다. 그와는 1994년 미국 여행할 때 보름 동안 한방에서 함께 지낸 사이인데, 퇴직 후에는 오늘 처음 만났다. 예전과 변함없는 모습이 어제 만난 듯 반가웠다.

대한해협을 건너는 동안 바다는 더없이 점잖았다. 이런 바다를 뱃사람들은 '장판 파도'라고 하는 모양이다. 파도가 방바닥처럼 매끈한 상태를 일컫는다. 멀미가 없었지만, 그래도 선실은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멀뚱멀뚱 보내다가 문득 가수 윤심덕이 떠올랐다. 일제강점기 극작가 김우진과 부관연락선을 타고 부산으로 오는 도중 대마도를 지날 무렵 두 사람은 실종됐다. 억측이 난무했지만 수수께끼였다. 요즘같이 선실 밖을 나갈 수 없는 페리호라면 어불성설이겠지만, 어쩌면 그때의 배가 낭만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없던 시절, 대중들이 즐겨 불렀던 윤심덕의 '사의 찬미' 노랫가락을 입속으로 흥얼거렸다. 느릿하면서 애수를 자아내는 곡이다.

"광막한 광야를 달리는 인생아
너는 무엇을 찾으려 왔느냐
이래도 한평생 저래도 한평생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

녹수청산은 변함이 없건만
우리 인생은 나날이 변한다
이래도 한평생 저래도 한평생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

페리호가 안전하고 빠르다지만, 꼼짝없이 좌석에 앉아 있어야 하는 선실의 갑갑함으로 별 상상을 다 했다. 이즈하라항에서 하선하여 입국수속과 검역을 통과하는 데 사십 분 걸렸다. 관계 공무원들이 무척 친절했다. 이국의 첫인상이었다. (2024.10.16.)

이즈하라항에 도착한 팬스타 스씨마링크호
입국장 내부
입국장 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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