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리어카 목마와 꽃마차

2024. 4. 13. 22:46여행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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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달성 공원 앞에서 우연히 말 한 필이 끄는 꽃 마차와 리어카 목마를 봤다. 두 가지 다 수십 년 만에 보는 추억의 사물이었다.

목마는 자녀들이 어렸을 때 늙수그레한 영감님이 리어카에 알록달록 색칠한 말 모형을 스프링으로 매달아 싣고 다니면서 어린이를 태우던 놀이 기구였다. PVC로 제조한 모형이었지만 목마로 불렸다. 리어카 목마가 나타나면 온 동네 아이들이 엄마 손을 잡아끌고 몰려 들었다. 리어카에 장착한 낡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동요는 경쾌하고 신났다. 노래가 몇 곡 끝나면 아이들이 목마에서 내려와야 하는데 내려올 생각이 없다. 순서를 기다리던 아이들은 울고불고 아우성치고 엄마들은 달래느라 진땀을 뺐다. 우리 아이들도 그랬던 것이 기억난다. 지금 리어카 목마는 옛 영화를 그리며 담장 한편에서 눈길도 받지 못하고, 목마 주인도 정면을 외면한 채 벽 쪽으로 돌아 서있다. 보호자의 손을 잡고 공원을 찾아온 어린이도 목마를 외면하고, 리어카를 끌고 동네를 헤매어도 타고 놀 아이들이 없다. 추억의 리어카 목마는 이제 박물관에 갈 때가 됐나 보다. 그래선가 목마 표정이 울상으로 보였다.

꽃마차는 가끔 TV에서 이색적인 사물로 소개돼 왔는데, 달성 공원 주변에서 발견하기는 처음이었다. 또각또각 말발굽 소리가 나는 듯해 고개를 돌렸더니 마차가 앞으로 달려오더니 획 지나갔다. 놀라기도 했으나 멋지다는 생각이 앞섰다. 어릴 때 서부영화를 보면서 마차는 동경의 대상이 됐다. 윤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마차 영접은 국민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됐다. 몇 해 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쌍두마차를 타고 시내 관광을 했다. 교통이 복잡하지 않아선지 차들이 양보를 잘해 주었다. 우리나라도 도로 사정에 따라 마차 관광 코스가 생기면 좋겠다. 요즘은 은퇴하는 경주마가 많다는 소문을 들은 바 있다. (2024.4.7.)

달성 공원 정문 앞 오른쪽 담장 아래에서.
달성 공원 입구 도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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