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8. 23:09ㆍ입맛
국수*를 좋아한다. 누른 국수나 마른국수를 가리지 않는다. 뜨겁거나 차가운 것도 별로 따지지 않는다. 식어서 굳은 누른 국수를 숟가락으로 떠먹는 것도 좋아한다. 밀가루 음식을 특별히 좋아하나 싶다가도 빵은 별로 찾지 않으니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국수는 면(麵/麪), 면자(麵子), 탕병(湯餠)이라 불리기도 한다. 닭칼국수 맛있는 집이 현풍에 있다기에 지인들과 점심 먹으러 갔다.
현풍읍 입구 현풍교를 건너 이백 미터쯤 내려가니 <현풍 닭 칼국수>가 나왔다. 뒤쪽 주차장에 주차하고 나오니 SBS 런닝맨(471화) 8명의 멤버 사진을 담은 현수막이 담벼락에 붙어있다. 런닝맨들이 여기 왔었나 보다. 식당은 이 층 건물로, 입구 유리창에 영화배우 김보성 사진과 '전속 모델 김보성'이라는 글자가 뚜렷하다. 전속 모델까지 있다니 희한했다. 알고 보니 찾아온 식당이 <현풍 닭 칼국수> 프랜차이즈 본사였다.
홀 분위기는 여느 식당과 비슷했다. 홀 가운데서 종업원들이 배달용 김치를 바쁘게 포장하고 있었다.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빈자리에 앉았다. 한 종업원이 물을 갖다주면서 밑반찬은 셀프바를 이용하라고 말했다. 셀프바에는 맵고, 안 매운 두 종류의 김치가 있었다. 두 개를 따로 담았다. 맛을 보니 두 김치가 모두 맛났다. 매운 김치를 단무지와 함께 먹으니 조금 순화되었다. 돼지고기 수육이 먼저 나왔으나 모양도 맛도 특별하지 않았다. 안 시켜도 될 뻔했다. 닭 칼국수가 나왔다. 국물이 자박하게 보였다. 어두운 색깔의 국물에 기름기가 살짝 비치고, 고명으로 가늘게 찢은 닭살과 김 가루, 들깻가루를 얹었다. 잘 섞은 후 국물을 한 술 떠니 후추 맛이 살짝 났다. 면발은 굵은 듯 구수했다. 면을 먹고 나니 국물이 적을 줄 알았는데 반 그릇이나 됐다. 한 모금씩 먹다 보니 깨끗이 비웠다. 칼국수를 먹는 동안 수육에 손이 가지 않았다. 걸쭉하게 느꼈던 국물 맛은 예상외로 은근하고 시원했다. 식당을 나와 주차장에서 비슬산을 바라보니 희끗한 백발을 이고 어서 오라 손짓한다. (2024.3.7.)
* 국수 : 밀가루ㆍ메밀가루ㆍ감자 가루 따위를 반죽한 다음, 반죽을 손이나 기계 따위로 가늘고 길게 뽑아낸 식품. 또는 그것을 삶아 만든 음식.
'입맛'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천시장 족발 맛집 (100) | 2024.03.15 |
---|---|
생생정보통에 나온 잔치국수 (108) | 2024.03.09 |
선분의 고등어 솥 밥 (117) | 2024.03.07 |
잉어빵은 어디부터 먹을까? (124) | 2024.03.06 |
화중에서 친구 생일 턱 (123) | 2024.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