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어빵은 어디부터 먹을까?

2024. 3. 6. 16:41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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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겨울, 아파트 버스정류장 앞에 풀빵*의 일종인 잉어빵 포차가 생겼다. 집에 들어오면서 잉어빵을 샀다. 집사람과 먹으려면 네 개가 적당한데, 세 개에 이천 원이어서 사천 원어치 샀다. 오후 3시부터 밤 10시까지 만들어 파는데 팥소와 슈크림 두 가지가 있다. 개인적 취향이지만, 슈크림보다 팥을 즐긴다. 포차가 생긴 후 손자 주려고 처음 샀고, 한 번 사고 나니 오다가다 지나치게 되면 가끔 사게 됐다. 포차에는 사계절 잉어빵 즐기는 방법을 써 붙여 놓았다. ◇넉넉히 주문해 ◇냉동실에 넣고 ◇원할 때마다 에어프라이어로 돌려 먹는다는 것이었다. 마치 한때 유행한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과 비슷한데 예쁘게 쓴 손 글씨가 장사 잘되길 바라는 염원을 담은 것 같다. 그래선가 장사가 쏠쏠해 보였다.

예전에 붕어빵이라 했는데 지금은 잉어빵으로 불린다. 프랜차이즈가 생겨나면서 주물 틀을 동그스름한 머리 부분을 뾰족하게 만들어 잉어빵으로 작명했다. 붕어빵의 원조는 1909년 일본 도쿄 ‘나니와야(浪花家)’라는 가게에서 처음 만든 화과자*인 '타이야키(たい焼き, 도미빵)'이다. 이 도미빵이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에 빵틀을 들여와 붕어빵으로 현지화했다. 팥소 재료나 맛이 거의 같았으나 꼬리 모양이 조금 달랐다. 이때 일본 황실의 상징인 국화의 국화빵 틀도 함께 들어왔다. 대중화가 된 것은 1960년대 전후 미국 원조로 밀가루가 대량 들어오면서 길거리 간식이 됐다.

잉어빵은 어디부터 먹을까? 손에 들면 살짝 고민이 된다. 머리부터 먹을까? 꼬리부터 먹을까? 하이에나처럼 배부터 먹을지 아니면 반으로 뚝 잘라 먹을까. 아예 통째 삼켜버릴까.

* 풀빵 : 모양이 새겨진 우묵하게 팬 틀에 묽은 밀가루 반죽과 팥소 따위를 넣어 구운 빵. 주로 길거리에서 구워 판다. 국화빵, 붕어빵, 고구마 빵 따위를 이른다.
* 화과자(和菓子) : 찹쌀가루나 쌀가루, 밀가루 따위로 만든 반죽에 팥고물, 콩고물 등을 넣고 손으로 정교하게 빚은 후 쪄서 만든 일본의 전통 과자.


아파트 버스정류장 앞 포차에서.

붕어빵으로 찜 만들기 코믹 사진(출처: 받은 카톡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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