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천시장 족발 맛집

2024. 3. 15. 15:18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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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천시장 옆 신천대로 400m 둑 골목길은 대구 출생, 낭만 가객 故 김광석을 그리는 '김광석 길'이다. 골목에는 그의 노래를 바탕으로 벽화가 그려져 있고 스파커를 통해 대표곡들이 은은하게 흘러나온다. 주변에는 카페, 기념품 가게 등이 들어섰고, 쇠퇴 일로에 있던 방천 시장도 사람들 발길이 늘면서 활성화됐다.

친구들과 김광석 길을 둘러보고 맛집으로 소문난 <방천 가족 족발&보쌈>에 갔다. 손님이 얼마나 많길래 홀이 큼지막한데도 점포가 4개나 됐다. 이른 시간임에도 홀마다 손님이 듬성듬성 있었다. 그중의 한 곳을 들어갔다. 주방이 꽤 컸고 종업원도 빠릿빠릿한 젊은이들이었다. 순하고 매운 족발이 반반씩 나오는 '반반쟁반 세트'를 주문했다. 기다리는 동안 홀은 손님으로 가득 찼다. 놀라웠다, 족발집이…. 검붉은 색깔의 먹음직스러운 '순한 족발'이 먼저 나왔다. 겉보기와 달리 살코기는 물론 껍질조차도 야들야들 부드럽고, 쫀득 몰캉해 입에 착 들어붙었다. 이어서 '쟁반국수'가 넉넉하게 전달됐고 끝으로 '불족발'이 두 접시 나왔다. 신라면만큼 맵다던 불족발은 더 매웠다. 마요네즈 양념에 살짝 찍으니 조금 순해진 느낌이 들었다. 족발 맛집이 흔치 않은데 대박집을 만났다.

젊은 시절 시내 CGV 대구아카데미 앞 남일동 골목에 족발집이 즐비했다. 퇴근하면 동료들과 단골 족발집 '마담 엑스'에 몰려가 소주를 즐겼다. 요즘은 살색(흰) 족발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당시에는 맑은 물에 삶아낸 하얀 족발이 대중적이었다. 지금처럼 발갛게 장물을 들인 족발은 대구에서는 고급집에 가야만 맛볼 수 있었다. 빨간 족발의 시초는 1959년 이북 실향민들이 장충동에서 족발을 만들어 팔면서 전국에 널리 퍼졌다. 족발집은 손님이 아주 붐볐지만, 김광석 길은 한산했다. 지자체는 아이디어 공모를 해서라도 골목 장식을 혁신적으로 개선해 탐방객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내야 하겠다. (2014.3.14.)

방천 시장과 김광석 길은 붙어있다.
달구벌대로446길 11(대봉동). 이런 점포가 4개.
순한 족발
쟁반국수
불족발. 매운 맛이다.
메뉴판
맞은편 식당 입구에서 손님을 맞는 앵무새. 동영상을 다 찍지 못했으나 노래를 아주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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