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동 고분군 산책

2024. 1. 14. 00:12여행의 추억

728x90
300x250

불로 시장의 '불로회수산'에서 점심 특선(15:00까지 6,000원)을 먹었다. 식당을 나와 산책할 겸 식당 뒤편의 <불로동 고분군>에 올랐다. 파란 하늘 아래의 산등성에 봉긋봉긋 솟은 고분이 색다른 풍경이다. 맛있게 먹은 물회로 배가 불룩한데 고분도 불룩했다.

맑은 날, 바람이 잠잠했고 햇살도 쏟아져 따스했다. 고분군이라면 공동묘지인 셈인데 이상하게 두려움보다 오히려 정겹다. 탁트인 공할한 하늘 덕분일까? 주인을 따라온 목줄 풀린 반려견들이 자유롭게 폭풍 질주하는 광경은 벤지*처럼 사랑스럽다. 고분군(古墳群)은 불로동의 능선과 구릉지에 자리 잡은 크고 작은 무덤 275기다. 무덤은 지름 15~20m, 높이 4~7m 정도다. 이보다 작은 것들도 있다. 일제 강점기 때 한 번, 현대에 들어와 두 번 총 세 차례 발굴 과정에서 금, 동제 장신구와 철제무기, 무늬를 새긴 토기 등 부장품이 나왔다. 5~6세기 이 지방을 다스렸던 토착 지배 세력의 집단 묘지로 추측돼 1978. 6월 사적(史蹟)으로 지정됐다. 변두리지만 도시에 거대한 고분군이 아직 남아있다는 게 흔치 않아 놀랍다. 한편으로 고총(古塚)이 아닌 정체불명의 현대 무덤도 끼어 있었다. 그런 묘에는 구청에서 분묘 이장 안내 팻말을 세워놓았다.

곧 봄이 온다. 오늘처럼 불로 시장의 싱싱한 회 맛집에서 실비의 점심 특선을 먹은 후 고분군을 한 시간쯤 산책하거나, 세 시간 정도 걸리는 대구 올레 6코스(불로동 고분군~단산지 봉무공원~강동새마을회관, 7.2km)를 걷는 것도 행복을 만끽하는 방법이 될 것 같다. 힘이 든다면 단산지에서 멈춰도 멋거리진 하루가 된다. (2024.1.13.)

* 벤지 : 1974년 미국에서 제작한 영화의 주인공 개 이름. 벤지는 보더 테리어+코커 스파니엘+슈나우저+푸들 등이 섞인 잡종견이다. 표정 연기를 할 줄 아는 개 배우였다. 컨트리 가수인 찰리 리치(1932~1995)가 부른 주제가 'I Feel Love'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골든 글로브 최우수 주제가상(Best Original Song)을 받았다.

불로회수산의 점심 특선은 실비다.
평화로운 느낌의 고분군.
멀리서 보면 쌍분 같다.
검은 표식은 계단.
가운데 검은 돌은 산책 길.
고분군에 다가온 주택가.
능선에서 볼룩볼룩 대행진하는 고분
고총이 아닌 현대의 정체불명 무덤도 있다.
고분은 210개로 알려졌으나 발굴 결과 275개.
고분은 도시에 포위됐다.
봉분에 올라가면 안 된다.
고분에는 고유번호 팻말이 있다.
기슭의 고분은 대체로 작았다.
잔디에 앉아 있는 청년들. 가운데가 대구국제공항.
송림 가운데 고분은 마치 왕릉 같다.

'여행의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국 덕유산 눈 구경  (143) 2024.01.22
부산 걷기 여행(미포~송정)  (134) 2024.01.17
렘브란트, 17세기의 사진가 展  (120) 2024.01.13
상주 자전거박물관  (96) 2024.01.04
용꿈  (101) 2024.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