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자전거박물관

2024. 1. 4. 00:04여행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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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 지인의 모친이 소천(召天)하셨다. 조문을 갔더니 고인은 백 세를 채웠는데 영정의 모습이 고우셨다. 스무 살 때쯤인 1943년 일찍이 기독교 세례를 받아 평생 신앙생활을 충실히 하셨고, 농촌에서 건강히 사시다 잠결에 돌아가셨다. 한 세기 동안 희로애락이 얼마나 많았을까만, 편안히 돌아가셨으니 호상이었다. 상가에 머무는 동안 부모님 돌아가신 때가 잠깐 떠올랐다.

상가를 나와 <상주 자전거박물관>에 들렀다. 전국 최초의 자전거 박물관으로 체험 트랙까지 갖춰서 이색적이었다. 박물관에서 상주가 가구당 2대 자전거를 가진 전국 최고의 자전거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됐다. 상주시(市)는 자전거를 타는 모든 시민을 위해 시민 자전거 보험을 가입하고, 매년 자전거 관련 전국 행사와 축제를 다양하게 연다고 한다. 상설전시장에는 자전거에 관한 역사와 일반 상식을 비롯해 각양각색의 자전거가 전시돼 있어 신기했다. 우리나라에서 자전거를 처음 들여와 탄 사람은 1883년 윤치호*였다.

전시된 짐바리 자전거와 낡은 DNB 자전거를 보고 중학교 때의 추억이 떠올랐다. 아버지의 자전거를 타고 무일푼으로 무작정 경주를 다녀오다 허기진 경험은 지금 생각해도 무모한 여행이었다. 철없던 시절 혼이 났지만, 그때의 달콤한 기분이 가슴속 어딘가 숨어있는 것 같다. 가끔은 자전거를 타고 바람과 함께 달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니까. (2024.1.2.)

* 윤치호(尹致昊, 1865~1945) :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의 친일 성향 교육자, 정치가, 번역가, 개신교 운동가, 계몽 운동가, 언론인. 독립협회, 만민공동회, 신민회, 청년 학우회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구한말에는 갑신정변으로 피신했다가 귀국, 독립협회 활동, 독립신문 발행인과 제2대 독립신문사 사장 등으로 활동했다. 한국 최초의 남감리교 신자이자 초기 개신교의 세례교인이다.

전국 최초의 자전거박물관
1930년~2030년까지 자전거의 과거, 현재, 미래를 예견.
각종 자전거 모델
현대 자전거
목재와 티타늄 자전거
마차 자전거
5층 자전거
미국의 자매 도시에서 기증 받은 수륙 양용 자전거
추억을 불러 일으킨 옛날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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