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추로 쌈 싸 먹다

2024. 1. 11. 00:21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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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최고의 컨디션을 느끼게 만드는 곳이다. 따뜻한 탕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심신이 이완한다. 세신까지 받으면 몸과 마음이 깃털처럼 가볍다. 새해 들어 목욕비와 세신비가 엄청나게 올랐다. 앞으로 자주 가뿐함을 즐기려면 큰맘을 먹어야 한다는 몽상에 잠겨 돌아오니 정오가 지났다.

집사람이 점심으로 삼겹살을 구워 상추를 내왔다. 상추는 작년 11월 중순 텃밭의 여왕인 지인에게 얻어온 것이었다. 근 두 달이 다 됐는데 잎이 파릇파릇하고 싱싱했다. 아내는 한 번씩 먹을 만큼 비닐봉지에 넣어 김치냉장고에 넣어 둔 것이라면서 아직 두 번 정도 먹을 양이 남았다고 했다. 가끔 봉지를 확인해 상한 잎을 골라냈다고 덧붙였다. 그러기로서니 생야채가 두 달 가까이 싱싱하게 그대로라니 신기했다. 상추는 깻잎과 함께 가장 많이 생식하는 쌈 채소다. 깻잎이 향으로 선호 받는 것과 반대로 상추는 별다른 맛이 나지 않아서 사람들이 좋아한다.

상추는 배추와 닮았지만, 국화과 한두해살이풀로 민들레와 가깝다. NASA는 우주에서 최초로 키워 먹은 작물이라고 밝히기도 했고 '쌈을 좋아하면 첫딸을 얻는다'는 믿거나 말거나 속설이 내려오기도 한다. 상추는 1988년까지는 '상치'가 표준어였으나 지금은 '상추'로 바뀌었다. 내일은 텃밭의 여왕에게 새해 전화를 해야겠다. (2024.1.6.)



 

미세먼지 나쁨을 뚫고 나타나신 해님.(24.1.11.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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