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행복했던 곳으로 데려다주세요

2023. 12. 30. 23:41여행의 추억

728x90
300x250

빌라쥬 드 아난티에서 매우 예쁜 아가씨 같은 차를 보았다. 매끈히 쭉 빠진 몸매가 미스 아메리카 뺨칠 것 같았다. 새까만 피부가 어제 나온 듯 녹슨 데가 한 부분도 없이 반짝거리는 그녀는 "내가 행복했던 곳으로 나를 데려다주세요"라며 귓전에 속삭이는 것 같았다.

웹에서 찾아봤다. 그녀의 이름은 190SL 메르세데스였다. 1955년부터 1963년까지 25,881대가 생산되었다. 1956년 미국에서 제작된 로맨스 뮤지컬 영화 《상류 사회》(감독 찰스 월터스)에서 -같은 해 모나코의 대공 레니에 3세의 대공비(大公妃)가 된- 그레이스 켈리가 운전해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후속 제품은 230SL 메르세데스. 190SL은 미국 등지에는 폐기되지 않고 많이 남아 있어 희귀하거나 이색적이지 않으나 1990년대가 되고부터 올드카 애호가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한다.

나는 현재 보통의 차를 소유하고 있지만, 고급 차를 갖는 것이 로망이다. 차는 옛날로 치면 말(馬)인데 좋은 말을 타야 한다. 어느 자리에서 후손들 꿈에 조상이 나타날 때는 말을 타고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후부터 반짝반짝 빛나는 고급 차를 탄 모습으로 현몽하려면 평소에 그런 차를 타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농담이 진담되면 좋겠다. (2023.12.30.)

빨간색, 노란색이면 더 예뻤을 것 같았다. ㅎ

 

'여행의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갑진년 해맞이  (87) 2024.01.01
청도읍성 2023년 해넘이  (75) 2023.12.31
기장 앞바다 일출  (94) 2023.12.30
설악산 산행의 추억  (107) 2023.12.26
감포 겨울 바다 일출  (93) 2023.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