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의 추억...

2023. 12. 6. 00:25여행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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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해인사 하면, 고1 땐가 소풍을 갔다. 지금은 잠깐의 거리이지만, 그 시절에는 꽤 먼 나들이여서 수학여행하는 기분이었다. 그곳 주차장에서 난생처음 낙락장송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다음은 불공을 드리려는 어머니를 차로 모셔다드린 일들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어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도 불심이 깊으셨다. 지금 생각하면 당신을 위한 불심이 아니고 자식, 손자를 위한 헌신이었다. 나는 청춘 때는 산행하느라 가야산과 주변 일대의 산도 섭렵했지만, 학창 시절 때만큼 인상적으로 느끼지 못했다. 첫인상이란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물에 다 통하는 것 같다.
오늘은 부모님 영가를 모신 원당암을 다녀가는 김에 어머니 생전에 해인사를 찾으신 발자취를 더듬어 당신이 다니셨던 길을 새삼 밟아본다. 그리움의 걸음이다. (2023.12.3.)

해인사 일주문. 기둥에 '천겁을 지나왔어도 옛날이 아니며(歷千劫而不古), 만세를 거쳤어도 늘 지금(亘萬歲而長今)'이라는 심오한 글귀를 담은 주련이 붙어 있다.
1945년 해인사 창건 식수목인 느티나무가 枯死했다. 아직 둥치가 남아 1,200여 년의 장구한 역사를 증언한다.
해인총림 현판이 붙은 봉황문. 사천왕이 모셔져 있어 천왕문으로도 일컫는다.
봉황문 안의 동서 벽면에 모셔진 사대천왕 탱화는 1933년 조성한 것이다.
작년부터 탱화를 목조로 교체하려고 사대천왕상 불사금을 모으고 있다.
해탈문에 들어서면 불이법문의 세계가 펼쳐진다.
해인도는 신라시대 의상대사(625~702)가 팔만대장경 정수인 화엄경의 가르침올 형상화한 것. 화엄 사상을 요약한 210자 7언 30구의 게송을. 만(卍) 자를 발전시킨 도안에 써넣었다. 해인도는 사바세계 이대로가 부처님 세계를 의미한다. 참고로 만(卍) 자는 '모든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뜻이라고 한다.
사운당은 종무소와 종무소임자들의 방사(房舍)로 사용한다.
범종에 장식된 용뉴는 용의 셋째 아들 포뢰. 소리 지르는 걸 좋아해 종의 윗부분에 장식한다. 고래를 무서워해 종 치는 당목은 고래를 상징해 앞은 뭉텅하고 뒤는 가늘게 한다. 고래가 종을 때리면 포뢰가 놀라 소리 지르며 달아난다. 종소리가 멀리 울려 퍼지는 까닭이다.
자승 스님 宗團葬 영결식장이 지장전에 마련돼 있었다. 자승 스님은 1972년 해인사에서 사미계를 받았다.
큰 법당인 대적광전 아래 넓은 뜰에 자리잡은 정중탑(庭中塔)과 석등. 조각 수법으로 미루어 통일신라 말기 작품 추정.
삼존불을 모신 대적광전은 사방에 현판이 붙어있다. 전각 뒤에 팔만대장경을 모신 장경각이 있어 법보사찰로 불린다.
전면, 대적광전
왼쪽, 법보단
후면, 대방광전.
오른쪽, 금강계단
팔만대장경 장경각.
스님의 염불이 그치치 않는 장경각의 법보전.
학사대 최치원 상. 최치원 선생이 꽂아둔 지팡이가 자란 것으로 알려진 전나무가 2019년 태풍 링링으로 부러져 죽었다. 2022.10월 이 자리에 최치원 상을 조성하고, 생명을 다한 전나무 밑동은 최치원 상 좌대로, 나뭇가지는 참배객 의자를 만들었다.
요사채인 우화당. 봉황문 들어와 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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