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촌용굴과 양남 주상절리

2023. 12. 3. 07:10여행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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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포읍 전촌항에 주차하고 산길을 삼백여 미터 걸어 바닷가 용굴(사룡굴)에 닿았다. 산길에서 해안까지 데크가 설치돼 있어 걷기에 편했다. 아득한 옛날 옛적, 용굴에 네 마리 용이 살았다. 용은 바다로 뻥 뚫린 세 개의 구멍으로 -네 개라고 하지만 바닷가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드나들었다. 그곳으로 바닷물이 출렁출렁 밀려왔다 밀려 나갔다. 좁은 동굴인데도 물소리가 공명하여 으시시했다. 그래서일까, 전설의 용굴보다 갯바위에서 바라보는 수평선이 심미적이었다. 사룡굴을 떠나 주상절리(柱狀節理)*를 보러 갔다.

양남면 읍천항에서 하서항까지 약 1.7km 바닷가에는 신생대 말기에 분출한 용암이 주상절리를 형성했다. 용암이 응고하면서 가뭄의 논바닥 갈라지듯이 틈이 생겨 오각형 혹은 육각형의 기둥 모양이 됐다. 절리는 기울어졌거나 누워있거나, 위로 솟았다. 부채꼴 모양은 특별하고 아름다웠다. 푸른 바닷물이 주상절리에 부딪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부서진다. 전망대 앞에 KBS 1TV 드라마 《대왕의 꿈》을 촬영했다는 홍보판이 세워져 있었다. 최수종이 부채꼴 주상절리에 서 있는 사진은 멋졌다. 전망대에 올라 사위를 바라봤다. 망망대해는 잔잔했지만, 윤슬이 반짝이는 바다는 마치 경건한 수도승과 같다고 느껴졌다. 우리들이 티끌에 불과한 존재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동대구역에 예매한 열차 시각에 닿으려면 떠나야 했다. 점심때가 되었지만, 각자도생키로 하고 헤어지기 섭섭한 마음을 카페의 차가운 음료로 식혔다. 올 때처럼 차랑 두 대에 나누어 헤어졌다. 여행이란 집을 떠났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2023.11.29.)

* 주상절리(柱狀節理) : 마그마가 냉각 응고함에 따라 부피가 수축하여 생기는, 다각형 기둥 모양의 틈.

전촌용굴(사룡굴).
감포읍 전초용굴 바닷가
양남면 아름다운 바닷가.
흔들면 흔들리는 출렁다리.
부채꼴 주상절리는 희귀한 모형이라 한다.
윤슬로 반짝이는 아름다운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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