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스 전문점 '돈신'
2023. 8. 18. 10:40ㆍ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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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이전에 얼굴이라도 보자며 몇 사람이 만났다. 돌아가면서 한 달에 한 번 밥을 산다. 차례가 오면 가보지 않은 밥집을 가려고 애쓴다. 비싸지 않고 깔끔한, 가능하면 소주를 곁들일 수 있는 그런 마땅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몇 해를 돌고 나니 이제는 맛집을 새로 개척할 때가 됐다. 오늘 점심은 유사(有司)가 인터넷에서 찾은 한 곳에 갔다.
'돈까스 무한리필 돈신.' 짧게 해 '돈신'이었다. 식당이 깔끔하고 시원했다. 무한리필에는 관심 없지만, 돈가스 전문점답게 크고 작은 종류의 돈가스와 간단한 샐러드, 경 양식류의 먹거리가 뷔페식 차림이 돼 있었다. 특이한 점이 로봇이 빈 그릇을 받으러 다녔다. 뷔페 집 기능상 당연했건만, 음식을 가져다주는 것을 보다가 반대로 빈 그릇을 받아 가는 것을 보니 신기했다. 발상이 실용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반주를 하자니 소주가 구색이 맞지 않을 것 같아 와인을 주문했다. 눈꽃 글라스에 병이 담겨 나왔지만, 미처 저온이 안 된 실온이어서 산뜻한 맛이 부족했다. 점심에는 와인 찾는 사람이 드물어 미리 냉장하지 못 한 듯 했다. 그러고 보니 적일백천(赤日白天) 와인은 아무나 즐길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 같이 시간 부자가 돼야 할 수 있는 일. 이 또한 즐거운 여유 아닌가. (202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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