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먹는 컨디션이 중요

2023. 8. 17. 09:06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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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찌뿌듯했다. 예약 시간에 맞추어 치과에 갔다. 봄부터 진료받는 과업이 아직 마무리하지 않았다. 컨디션이 별로였는데 다 두 시간 동안 입을 벌리고 있었더니 얼얼하다. 온몸의 힘이 처지는 느낌이다. 진료는 건강 회복이지만, 치과는 씹어먹는 행복을 덤으로 준다. 먹는 즐거움을 찾아주려고 정성껏 치료해 주는 ㅇㅇ원장이 고맙다. 물론 친절한 간호사도.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 길에 딸내미에게서 전화가 왔다. 점심 먹잔다. 어디서? 지하철 내려서. 엄마에게도 전화해 뒀다는 거다. 지하철을 나와 약속한 인근 중식당으로 갔다. 카운터 벽면에 정부의 훈포장과 유사하게 생긴 '조리기능장' 표식이 자랑스럽게 붙어 있었다. 관록이 돋보였다.

세 사람이 각각 다른 음식을 주문했는데 나는 대구 십미(十味)인 야끼우동을 주문했다. 맛은 조리사에 따라 조금씩 다를 테지만, 기본은 요리사의 실력과 음식의 때깔, 담긴 그릇이다. 하얀 접시의 야끼우동이 보기에도 좋았고 맛도 있었지만, 내 컨디션이 별로여서 입맛이 당기지 않았다. 식욕이 없는데 산해진미가 맛날 수 없다. 맛의 기본에 먹는 사람의 컨디션을 추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설적으로 최고의 맛은 굶는데서 나온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2023.8.16.)


등원, 달구벌대로 3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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