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횟집, 산꼼파

단골집 '스시아라'는 선어회를 취급하고, '산꼼파'는 자연산 활어회 전문이다. 선어회는 씹히는 맛이 무르고 활어회는 단단해 신선도가 높다. 손님 분위기도 선어회 집에서는 조곤조곤하고 활어회는 왁자지껄하다. 차분한 일에는 선어회를, 단합이 필요하면 활어회가 낫겠다. 음식에서도 '맛풍(風)'이 있는 것이다.

넉넉하게 나오는 자연산 활어회를 크게 한 젓가락 집어 초고추장을 듬뿍 묻혀 한입 가득 넣으면 표정이 포대 화상 따로 없다. 하회탈 눈매에 볼록한 볼은 빨간 풍선이다. 풍선 바람이 빠질 즈음 들이키는 참소주 한 잔은 그야말로 시원시원주(酒)다. 맨입의 맛과 적신 입 안의 맛은 천양지차다. 집으로 돌아갈 때는 부른 배를 쓱쓱 만지게 된다.

오늘은 자연산 참돔, 큰 가자미, 쥐노래미, 도다리, 이시가리, 장어가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그 섬, 산꼼파에 갔다. (2023.5.31.)

산꼼파 / 상화로 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