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꿈☆은

2023. 6. 21. 09:23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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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월급 240, 명품은 1년에 1억' 국민일보 모바일 기사(2023.6.20.)를 읽고 깜짝 놀랐다. 지어낸 이야기 같았는데 사실이었다.
나는 평생 봉급쟁이를 한 탓인지 명품이 하나도 없다. 솔직히 브랜드 이름조차 잘 모른다. 들어도 낯설어 쉽게 잊어버린다. 은퇴 기념으로 롤렉스 시계를 사려고 ㅇㅇㅇ백화점에 갔다. 사려는 제품이 없었다. 대기 순서를 기다리던 중 모아둔 자금을 다른 용도로 써버려 명품 가질 기회를 놓쳐버렸다. 모르는 게 약이란 말이 있듯이 담담했다.

현역 시절 어느 날, 지인과 점심 먹으러 갔다. 식사하고 나오니 지인의 구두가 없어졌다. 식당 측에 신발이 없어졌다고 말하자, 주인이 꾸지람하면서 감춰둔 구두를 돌려주었다. 이유인즉슨 "명품 구두를 그냥 벗어놓으면 어떡하느냐"라는 것이었다. 잃어버리면 변상을 요구할까 봐 숨겨 놓았다고 했다. 구두가 '페라가모'라는 브랜드였다. 식당을 나오자, 지인이 크게 웃으면서  하는 말. "짝퉁이 진품 취급 받았다"라며 흡족해했다.
퇴직하고 흥미로 가죽 공방에서 가방 만드는 법을 배웠다. 처음 만든 것이 지금도 뒷주머니에 넣어 다니는 반지갑이다. 두 번째는 에르메스 여성 백이었다. 공방의 종이 도형에 맞추어 가죽을 잘라 바느질한다. 손재주가 엔간하면 겉보기에 모양, 크기, 색깔이 진품과 흡사하다. 본인이 만든 제품은 집으로 가져오는 데, 집사람이 들고 다니다 어설픈 짝퉁 소릴 들을까 싶어 백을 공방에 두었다. 며칠 뒤 누가 들고 갔는지 없어졌다.

나는 명품을 착용한다고 해서 사치라고 보지 않는다. 향상 욕구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사회적 특성이다. 그래서 멋쟁이는 명품을 선호하는 것 같다. 간혹 분수를 넘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면 자제가 필요하다. 짝퉁도 멀쩡한 속을 시커멓게 보여주는 것 같아 탐탁스럽지는 않다. 변장 된 진품이니까.
그나저나 롤렉스 시계 구입이 물 건너 갔으니, 나는 이제 명품 사려는 꿈☆은 사라졌다.

오만 원권에 맞추어 만든 양피 반지갑. 오래 사용해 반들거리고 흠집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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