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18. 06:51ㆍ일상다반사
영남대 축구장에서 KBS 전국노래자랑(경산시 녹화)이 열렸다. 등산 모임 점심 먹는 날인데 불참을 알리고 구경 갔다. 하필이면 오늘따라 폭염이다. 한 시간 전 도착하니 34도 넘는 땡볕 아래, 그늘막 없는 좌석이 텅 비었다. 수많은 관객이 운집했으나 땡볕을 피해 그늘인 스탠드와 나무 아래에서 행사 시작을 기다렸다. 결국 주최 측에서 깔아놓은 걸상을 조금 남기고 부랴부랴 오백 개 정도 치웠다. 그러자 그늘에 서 있던 사람들이 슬쩍 가져가고 스텝들은 다시 찾아오는 소동 아닌 소동이 가볍게 벌어졌다. 나는 가까이에서 보려고 좌석에 앉았다. 사하라 열풍처럼 뜨뜻한 바람이 가끔 불어왔다.
전국노래자랑 구경은 세 번째다. 그동안 TV 시청하면서 송해 선생님의 맛깔나는 사회에 길들었는데, 김신영 씨도 아주 열심히 적극적으로 출연자들과 호흡하며 재미나게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곧 국민 MC로 성장해 롱런하리라 믿어진다.
초청 가수는 5명이 나왔다. 서지호, 조항조, 윤수현, 반가희 씨가 두 곡씩 열창했고 마지막 순서인 김국환 씨가 심사위원 평가 시각을 맞추려고 다섯 곡을 불렀다. 초청 가수들이 무대 장악력이 뛰어나 관객을 혼연일체로 만들었다. 기성 가수는 역시 프로였다. 평소 출연료가 높다고 들었는데 이해되었다.
출연자들도 대부분 가창력이 뛰어났지만 다른 재주도 뽐냈다. 그들의 자신감 넘치는 끼와 당당한 뻔지가 부러웠다. 그런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지 범부인 나로서는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전국노래자랑의 백미는 단연 가족들이 함께 출연해 신나게 즐기는 모습이었다. 조현일 시장이 짧은 인사를 마치고, 사회자 요구로 '가슴 아프게'를 불렀다. 발전하는 경산시를 감안해 밝은 선곡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시상식에서 내가 즐겨듣는 '봉숙이'를 부른 출연자가 우수상을 받아 땡볕에서 박수친 보상을 받는 기분이었다.
아, 나도 노래를 잘하면 얼마나 좋을까. 귀가해 거울을 보니 얼굴이 홍시처럼 익었다. (202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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