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11. 22:51ㆍ여행의 추억
한국 천주교 순례지 167곳 중 육지 160곳을 마쳤다. 남은 제주 7곳을 지난주 순례하려 했으나 비 때문에 순연했다. 추자도는 접근이 쉽지 않은 편이어서 오늘에야 마칠 수 있었다.
황경한 묘가 단장되었지만, 바다를 보며 어머니 그리는 마음은 변함없이 쓸쓸하다. 바위 위에 피붙이를 두고 떠나간 어미 심정은 오죽했을까. 멀리 서 있는 눈물의 십자가를 보면 그 아픔과 눈물이 상상된다. 순교자를 비롯해 어머니와 젖먹이가 생이별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조선의 정책이 너무나 엄혹했다. 하늘에서 모자가 만났으리라. 지금은 문명 시대다. 앞으로 그럴 일 없다는 데 위안을 삼는다. 오늘까지 161/167 순례.
추자도 예초리 신대산 기슭에 순교자 황사영(알렉시오)과 정난주(마리아)의 아들인 황경한의 묘가 있다.
1801년(순조 1) 천주교 박해 대책으로 백서(帛書) 사건을 일으킨 황사영이 순교한 후 그 부인 정난주와 두 살 난 아들은 제주도로 유배 갔다. 그 과정에서 아들을 노비로 살아가게 할 수 없어 하추자도에 남겨놓았다. 경한은 우연히 울음소리를 들은 어부 오(吳) 씨에게 거두어져 추자도에 평생 살면서 두 아들을 낳았다. 그 후손이 아직 추자도에 산다고 한다.
황경한 묘에서 1.1km 떨어진 물생이 바위 끝에 십자가와 -예전에는 구유에 담긴 아기 조형물이었으나 지금은- 아기를 안고 있는 정난주 조형물이 서 있다. 갯바위로 내려가는 계단 수를 세었다. 248개였다. 십자가(가로 3, 세로 5.5m)는 정난주의 눈물이 십자가에 맺혀 하늘로 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해 '눈물의 십자가'로 불린다. 정난주는 제주 대정현에서 관노로 37년간 살면서 늘 아들을 그리워하다 1838년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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